[동해해류 연구①] 동해에 표류하는 북한 어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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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해류 연구①] 동해에 표류하는 북한 어선들
  • 이효웅 해양탐험가
  • 승인 2018.12.2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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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류는 과거 범선 시절에 항해에 중요한 역할…다양한 어군 형성의 조건

 

이효웅씨는 손수 배를 만들어 동해안에서 독도까지 탐험하기도 한 해양탐험가이며, 현재 이사부기념사업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동해에서 메시지를 넣은 해류병을 던져 도착지에서 오는 정보를 수집해 동해안 해류를 연구했다. 그의 연구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1. 해류

 

[이효웅=해양탐험가] 동해의 해류는 크게 북쪽에서 내려오는 리만해류와 남쪽에서 올라오는 쿠로시오해류가 있다. 해류들은 여러 개의 지류로 나누어 한반도의 동해안을 따라 북한해류와 동한해류 및 쓰시마해류로 나누어진다. 한류인 북한해류와 난류인 동한해류는 동해안에 부딪혀 동쪽으로 이동하여 일본 서해안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계절과 수온에 따라 해류의 세력이 달라져 다양하게 이동한다.

 

▲ 쿠로시오 해류와 조경수역 /이효웅 제공

 

해류의 종류에 따라 생물과 미생물의 종류도 달라져 동해에는 다양한 어군이 형성된다. 동해에는 수심이 깊으나 울릉도, 독도와 같은 섬과 북쪽에 이사부해산, 안용복해산 등 많은 해저산들이 있다. 왕돌초, 북대화퇴, 동대화퇴 같이 수심이 얕은 지역에는 해류가 변화하고 솟구치므로 해저의 미생물(플랭크톤)들이 올라오므로 먹이가 풍부하여 어장을 형성한다.

이 지역에서는 오징어, 명태, 도루묵, 대구, 대게, 꽁치, 고등어, 방어 등 다양한 어군이 형성되어 많은 어선들이 모여드는데, 한국, 북한, 일본, 중국 어선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그 외에도 동해에는 고래도 많은데 그중에서도 참돌고래들은 수 백 마리씩 모여 고기떼를 쫒고 있다.

 

▲ 동해의 참돌고래 때. (2016년 7월) '사진=이효웅

 

해류는 범선항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범선(돛배)은 대부분 바람에 의존하여 항해를 하나 바람이 없거나 약하면 해류를 타고 움직인다. 소형 선박은 노를 이용하여 복합적으로 항해할 수 있으나 선박이 크면 노를 사용할 수 없고 바람에 의존한다. 과거 그리스, 스페인, 영국의 함대들은 노예를 이용하여 사람의 힘으로 움직였으나 그러한 것은 특수한 예이고, 일반적으로 범선항해는 바람과 해조류 및 파도의 영향을 받으면서 항해한다.

과거 동해 연안에서는 소형 범선이나 뗏목이 이용되다가 6세기 초 이사부함대의 우산국 정벌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장거리 원양항해가 시작되었다고 본다. 장거리 원양항해를 하려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계절풍과 해류의 이동이다. 그러므로 과거 유능한 선두(선장)들은 항해에 필요한 계절풍, 해류, 천문, 지리 등의 경험과 지식이 풍부하여야 하였다.

 

▲ 동해상에 표류하는 북한선박 (2019년 9월) /사진=이효웅
▲ 동해상에 표류하는 북한선박 (2018년 9월 9일 오전5시 24분) /사진=이효웅

 

오늘날 항해는 선박의 대형화와 레이더, 지피에스, 조난신호기, 음파측정기, 자이로컴퍼스, 전자해도, 무전기, 휴대폰, 블랙박스 등 여러 가지 전자장비로 안전항해와 조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어선들은 대부분 소형 목선선박으로 전자장비도 없이 무리하게 북대화퇴, 동대화퇴 까지 조업하러 다니다 기관고장 및 연료부족으로 표류하게 된다. 이럴 경우 바람과 해류의 영향으로 멀리 일본의 북해도나 혼슈 북서쪽 해안으로 밀려온다.

표류한 배들이 일 년에 수 백 척이라고 하니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2018년 홋가이도에 표류한 북한어선이 155척이라고 하며, 필자도 극동범선대회를 마치고 귀항 중 새벽에 북한 표류어선과 충돌할 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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