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화웨이 무너뜨리나…퀄컴·구글 라이선스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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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웨이 무너뜨리나…퀄컴·구글 라이선스 관건
  • 김인영 에디터
  • 승인 2018.12.10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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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TE 전철 밟을수도…미국 요구에 일본, 호주 동참, 우리도 고민해야 할듯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10일 “화웨이의 CEO가 제국을 건설했다, 트럼프는 그것을 무너뜨릴수 있다”(Huawei's CEO Built an Empire. Trump Could Tear it Down)는 제목의 기사를 보냈다.

과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행정부가 중국 1위, 세계 2위의 스마트폰 기업을 무너뜨릴수 있을까.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의 매출은 920억 달러로, 알리바바, 텐센츠, 바이두를 제치고 중국 제1의 IT기업이다. 글로벌 통계 회사인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2분기에 미국 애플을 제치고 삼성에 이어 세계 2위의 스마트폰 회사로 부상했다.

 

▲ 자료: IDC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공세는 이미 시작되었다.

캐나다 경찰은 지난 1일 화웨이 그룹의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맏딸이자, 그룹 돈줄을 쥐고 있는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晚舟) 부회장을 벤쿠버에서 체포했다. 미국 수사당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멍 부회장은 자택에서 치료를 받는 조건으로 1,200만 달러의 보석금을 제시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멍완저우 부회장은 밴쿠버에 남편 명의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검찰은 화웨이가 2016년부터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제를 피해 금융거래를 해왔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었다. 멍 부회장이 이란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스카이콤'(Skycom)이라는 유령 업체를 동원해 여러 금융기관을 활용한 혐의다. 멍 부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은 8월 22일 미 뉴욕동부지방법원에서 발부된 상태였고, 미국 당국은 그의 동선을 추적하면서 캐나다에 협조를 요청해, 캐나다 경찰이 그녀를 체포한 것이다.

 

▲ 화웨이 로고 /위키피디아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견제는 지난 8월부터 시작되었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정부 기관에서 화웨와 또다른 전자장비업체인 ZTE 제품의 사용을 금지하고, 동맹국들에도 이 방침에 따라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가 정보유출이 우려된다면서 5G 이동통신 사업에 화웨이와 ZTE가 참가하지 못하도록 방침을 밝혔다.

이어 일본도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달들어 정부 기관의 통신회선, 컴퓨터 등에 대한 조달 내규를 개정해 기술력, 가격 이외의 요소를 포함해 낙찰자를 결정하는 종합평가식 입찰을 도입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두 회사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본 정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배제 대상이 되는 업체는 화웨이와 ZTE 두 곳"이라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이 만찬을 하며 양국 무역갈등을 90일간 휴전하기로 한 지난 1일에 화웨이 창업자의 딸을 체포한 사실을 몰랐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중 무역협상과 멍완저우의 체포와는 별개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시스템은 대통령이 혼자서 모든 것을 움직여 나가지 못한다. 한편에선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을 벌이더라도 다른 한편에선 제재 위반에 대한 조사활동이 진행된다. 대통령이 체포 사실을 알든 모르든, 수사는 진행된다. 대통령이 간섭할 영역이 아니다.

 

멍완저우 체포 사건의 결말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린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무역협상용으로 화웨이 회장의 딸을 구금했다가 만족할만한 협상 결과가 나오면 풀어준다는 해석이다. 옥스퍼드대 중국센터의 조지 매그너스(George Magnus) 이코노미스트는 불름버그 인터뷰에서 “멍 부회장은 런정페이의 딸이자 화웨이의 이란 관련 딜의 주인공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그의 체포는 트럼프의 협상용 소재”라고 보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론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 기회에 중국 최고의 전자회사가 5G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내 강경파들은 화웨이와 ZTE가 중국 군부 출신이 만든 회사로, 중국 정부의 보호로 성장했다는 점을 두려워하고 있다. 워싱턴의 강경파들에겐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가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악인 다스 베이더(Darth Vader) 쯤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강경파들은 화웨이가 5G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을 막고, 무선 장비 미국내 공급 저지해야 한다 주장한다.

연초 미국은 세계 5위 텔레컴 장비업체인 중국 ZTE가 북한과 거래를 한 혐의를 잡아 규제를 한 적이 있다.

 

ZTE는 2017년 3월에 불법적으로 북한과 이란에 미국 기술을 수출한 혐의가 미국 상무부에 의해 포착되었다. 미국 정부는 미국 역사상 최대인 11억9,000만 달러에 가까운 벌금을 ZTE에 물렸다.

그후 ZTE는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허용되었으나, 다시 위반사실이 적발되어 올 4월에 7년간 미국 기업에의 수출을 금지했다. ZTE가 만든 스마트폰의 25%가 퀄컴 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변형해 사용했다는 정황도 포착되었다.

ZTE는 미국의 규제를 풀기 위해 시진핑 주석을 끌어들였고, 트럼프와 시 주석의 협상에서 제제 완화가 거론되었다. ZTE는 결국 10억 달러의 벌금을 내고, 4억 달러를 에스크로 조건으로 내놓았지만, 여전히 미국의 심기를 풀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웨이가 ZTE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이란등 규제대상국과 거래한 외국 기업에 대해 미국 기업과 거래를 제한할수 있다. 그렇게 되면 화웨이는 미국기업에 제품을 파는 것은 물론 미국기업으로부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을 살수 없다. 퀄컴과 구글의 라이선스도 살수 없게 된다. 그러면 스마트폰을 만들기 어렵게 된다.

블룸버그 통신이 “트럼프가 화웨이 제국을 붕괴시킬수 있다”고 한 대목이 바로 여기에 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공세가 강화될 경우 우리 정부의 입장도 난처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에 대해 화웨이와 ZTE의 제품 사용을 규제해달라고 요청해 이미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기 이에 동의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화웨이 제품 규제 방침에 중국 정부는 발끈하고 나섰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시장 원칙 및 국제 규칙에 따라 현지 법규를 준수하면서 투자와 협력을 하도록 요구해왔다"며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우려를 밝힌 바 있다. 가뜩이나 미국의 대북 제재가 서슬 퍼렇게 눈을 뜨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제재를 위반한 중국기업에 대한 제제에 우리 정부도 동참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수 있다.

 

▲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화웨이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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