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먼저”…선 그은 한미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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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먼저”…선 그은 한미 정상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8.12.01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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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서 정상회담…“北 비핵화 전까지 경제제제 유지” 재확인

 

G20 정상회담 참석차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에서 30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골자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지금의 경제제재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대목이다.

남북 간에 숱하게 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 한 경제제재를 풀어주지 않는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원칙에 문재인 대통령이 동의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 진행되는 남북간의 여러 회담, 즉 군사회담, 산림회담, 철도회담 등등이 아무리 진전되어도 북한이 비핵화의 진전을 보여주지 않는 한 결정적인 국면에서 지지부진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북한은 그동안 핵실험장을 폐쇄한다, 미사일발사대를 폐기한다느니 여러 가지 비핵화의 전단계 조치를 취했지만, 아직 본질적인 비핵화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 조야의 시각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공개한 한미정상회담 내용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이라는 문구가 들어있다. 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더 세분화해서 파악해야 하겠지만,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조치에 따라 상응하는 제제 해제를 하자는 일각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핵무기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IAEA와 같은 국제기구에 신고하고, 다국적 핵사찰단이 북한을 이리저리 뒤져서 핵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윤영찬 수석이 소개했다.

김정은의 서울 방문은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의 답방형태로 이미 약속되어 있는 사안이다. 김정은의 서울방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의견을 같이 했다’는 것은 남북간의 대화와 평화분위기 조성에는 동의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그런 노력들이 북한의 핵폐기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를 추진함으로써 미국의 신뢰를 얻는지 여부다. 연초까지만 해도 ‘핵단추가 서랍 안에 있다’느니, ‘미국을 향해 핵무기를 쏘겠다’는 협박을 하던 북한이 갑자기 나긋나긋해진 것도 1년이 되지 않는다.

북한은 말로는 비핵화를 약속하지만 구체적인 실천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시각이다. 외신 기자들 몇 명 불러놓고 낡은 핵실험장 폐쇄했으니, 우리는 비핵화를 했다고 하는 것으로 그들의 진정성을 인정받지는 못했다. 핵무기를 꽁꽁 숨겨놓고 낡은 시설만 폐기하고 있다는 의혹을 북한이 불식시키는 것이 남북간 여러 대화를 이어나가는 관건이 된다. 북한이 남북 대화를 경제제제완화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못 박은 것이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 내 양자회담장에서 통역만 참석한 채 30여분간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 한미 정상회담은 여섯 번째로, 지난 9월 24일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마련된 정상회담 이후 67일 만이라고 한다.

충분히 대화를 나눌 시간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다만 한가지 분명히 한 것은 ‘경제제재 해제보다 비핵화가 먼저’라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이고, 북한이 원하는 것은 경제제재 해제다. 이런 가운데 무엇이 먼저냐에 선을 그은 회담이었다.

 

▲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KBS 캡쳐

 

다음은 윤 수석 브리핑 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오후 3시 30분(현지시각)부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G20 양자회담장에서 30여 분간 배석자 없이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행 상황을 평가하고 한미 간 공조 방안을 논의하였다.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프로세스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공동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굳건한 동맹 관계를 바탕으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와 관련, 양 정상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하였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탁월한 지도력과 과감한 결단력이 지금까지의 진전과 성과를 이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높이 평가하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이 특히 군사적 긴장 완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에 주도적 역할을 해 온 것을 높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차기 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 과정을 위한 또 다른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한미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하였다.

이와 관련, 양 정상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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