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측 정면돌파… 이틀째 현장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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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측 정면돌파… 이틀째 현장 행보
  • 이재윤 기자
  • 승인 2015.08.0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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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 "신동빈 회장 지지"... '신격호 건강이상설' 파상 공세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롯데그룹이 악화된 여론을 달래면서 조직을 추스르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지난 3일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일에도 계열사 현장을 방문하며 그룹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롯데그룹 37개 계열사 사장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 조직 내 불안감과 롯데에 대한 반감을 줄여보기 위해 안감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일본 롯데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해 신동빈 회장 측을 측면 지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이 롯데의 상속 문제에 정부가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하는 등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롯데의 이같은 시도가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일 오산연수원에서 신입사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 회장, 이틀째 현장 방문… 그룹 내부 기강 잡기

신동빈 회장이 귀국 후 이틀째 현장 행보를 이어간 것은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 내에서 불안감이 퍼지고 '눈치보기'와 '줄서기' 조짐은 물론 주요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4일 인재개발원 오산연수원을 방문해 신입사원들을 만났다고 롯데그룹이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쯤 오산연수원에 도착한 신 회장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교육이 진행중인 대강당을 찾아 "롯데그룹의 경영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경영권 분쟁에 대해 "국내에서 성장한 롯데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겪는 진통"이라고 표현하며 "기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인재이므로 여기 있는 여러분이 롯데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오산연수원에서 신입사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마친 뒤 인근에 위치한 오산 물류센터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그는 전날에도 제2롯데월드타워 건설 현장을 방문, 직원들에게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롯데월드타워 107층까지 직접 올라가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에게서 공사 현황을 보고받은 뒤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롯데가 사명감을 가지고 짓는 곳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자신이 창업주이자 부친인 신 총괄회장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후계자라는 점을 은연 중 강조한 것이다. 자신의 경영권 승계가 정당하다는 명분 쌓기인 셈이다.

롯데그룹 긴급 사장단 회의 "신동빈 회장 지지"

롯데그룹 37개 계열사 사장은 이날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리더로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성과를 보여준 현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임에 의견을 함께하고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사장단은 이날 오전 서울 제2롯데월드 홍보관에서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대표로 낭독한 성명서에서 사장단은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불미스러운 논란으로 국민과 임직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최고 경영진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장단은 "롯데그룹 모든 회사는 국민과 더불어 성장해온 대한민국 기업"이라며 "특정 개인이나 가족의 전유물이 아니고 모든 고객, 주주, 파트너사, 18만명에 달하는 직원이 함께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롯데그룹 설립자로서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해오신 신격호 총괄회장에 존경심을 표하며 이는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며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지지의 뜻도 함께 밝혔다.

노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뜻이 다르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른 뜻을 갖고 있다면 다른 뜻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함께 가야 한다는 게 사장단의 의사표시"라고 답했다. 아울러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을 지지하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신격호 건강이상설'에 일본 롯데까지 가세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일본 롯데 측이 가세했다.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2)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국 언론과 회견을 갖고 신 총괄회장에 대해 "같은 질문을 다시 하신다든지, 내가 일본 담당인데 한국 담당으로 헷갈리셨다"며 건강과 판단능력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쓰쿠다 사장은 “지난달 27일 변호사만 동석한 상황에서 신 총괄회장과 면담했다”며 "대화 때 굉장히 침착하셨고 아주 문제없이 대화를 나눴지만 도중에 '어' 하고 생각되는 국면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4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만나 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쓰쿠다 사장의 이런 발언은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한국 롯데그룹 측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앞서 한국 롯데그룹은 지난달 28일 신 총괄회장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그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퇴진시키고 명예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 총괄회장이 전날 일본으로 건너가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한다고 구두로 발표하고, 그 직후 자신이 해임한 쓰쿠다 사장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며 건강이상설을 제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지난 3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아버지의 판단능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제가 좀 대답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건강이상설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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