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는 조선 선조 때 이장손(李長孫)이 발명했으며, 표면은 무쇠로 둥근 박과 같고 내부는 화약과 빙철(憑鐵) 등이 채워진 폭탄이다. 조선시대 화포인 완구(碗口)에 장전해 쏘면, 목표물에 날아가서 천둥번개와 같은 굉음과 섬광, 수많은 파편을 쏟아내면서 폭발하는 작렬(炸裂) 시한폭탄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비격진천뢰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인 보물 제860호를 비롯하여 모두 6점에 불과하다.
이번에 전북 고창군 무장현에서 비격진천뢰 대량으로 발굴되었다. 이번에 발견된 11점은 그 수가 상당히 많고, 새롭게 출토된 점에서 주목된다.
호남문화재연구원(원장 윤덕향)은 15일 발굴조사 중인 사적 제346호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에서 화약 무기인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 11점점이 출토되었다고 발표했다. 또 발굴조사에서 조선 시대 훈련청과 군기고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발견되었고, 자기류, 기와류도 함께 출토되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훈련청과 군기고(무기고)로 추정되는 건물지를 비롯하여 10여동의 건물지와 수혈(竪穴, 구덩이), 도로시설 등이 확인되었다. 특히, 1호 수혈에서는 조선 시대에 발명된 우리나라 최초의 시한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비격진천뢰가 출토되었으며, 바로 인접한 곳에서 포대(砲臺) 시설도 확인되었다.
이번 조사에서 나온 비격진천뢰는 모두 11점으로 비교적 온전한 상태이며, 크기는 지름 21㎝, 무게 17~18㎏ 정도로 비슷한 상태다.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은 1417년(태종 17년)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축성되었다. 조선 시대 읍성 가운데 제작연대가 정확하게 알려진 읍성으로, 행정과 군사의 요충지 역할을 담당했다.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 발굴조사는 고창군이 2003년 복원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연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건물지와 시설물, 성벽, 문지, 해자(垓子) 등이 확인되었다. 발굴조사 성과와 고지형 분석을 바탕으로 읍취루, 동헌의 담장과 삼문, 연지(蓮池, 연못)와 정자 등이 복원되었으며, 북·서벽의 정비 등도 꾸준히 시행 중이다.
호남문화재연구원은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이 왜구의 방어를 위해 축성된 점으로 보아, 훈련청‧군기고 등 건물지, 비격진천뢰와 포대시설 등은 무장읍성의 군사적인 성격을 고고학적으로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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