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 조선 왕실 제사상에 오르던 으뜸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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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감귤, 조선 왕실 제사상에 오르던 으뜸 과일
  • 김현민
  • 승인 2018.11.1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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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제주 귤 2백톤 北에 보내…“구하기 어려운 남쪽 과일, 맛보게”

 

제주산 귤이 송이버섯에 대한 답례품으로 북한에 보내졌다.

청와대는 11일 제주산 귤 200톤을 북한에 선물로 보냈다고 밝혔다. 제주산 귤은 우리 군의 수송기에 실려 제주공항을 출발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한 상자에 10kg씩 담아 2만개의 상자가 하루 두 번씩 이틀에 걸쳐 네차례나 남과 북 사이를 운반되었다고 한다.

이번 제주산 귤의 북송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북측이 송이버섯 2톤을 선물한데 대한 답례라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제주 귤 인도를 위해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서호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이 수송기를 함께 타고 평양으로 갔다고 한다.

 

▲ 제주감귤/ 제주감귤축제 홈페이지

 

귤은 요즘 흔하디 흔한 과일이다. 그런 귤을 보낸 게 무슨 큰 의미냐고 할수도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귤은 아주 귀했고, 따라서 왕실 제사에 오르는 과일이었다.

조선 왕실은 1년에 여러차례 제사를 지냈다. 조선 왕실은 주로 역대 임금의 어진을 모신 창덕궁 선원전(璿源殿)에 제사를 치렀다.

선원전에서는 전통적인 제상을 차리지 않고, 향을 피우고 다례를 주로 행했기 때문에 전국에서 진상되어진 과일들을 많이 사용했다. 그 중에서도 제사상에 오르는 과일 중 으뜸은 감귤이었다.

왕실에서는 해마다 동짓달과 섣달에 귤이나 유자 같은 특산물을 제주목사(牧使)에게 진상(進上)하도록 했다. 성균관과 사학 유생들의 사기를 높이고 학문을 장려하기 위하여 진상된 귤을 그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성균관에서 과거 시험의 일종인 황감제(黃柑製)를 실시하여 경축했을 정도다.

숙종 때는 당금귤(唐金橘) 종자를 제주에 보내었는데, 그 뒤 귤나무가 열매를 맺어 목사(牧使)가 해마다 공물을 바치면 임금은 곧 선원전(璿源殿)에 천신(薦新: 철을 따라 새로 난 과실이나 농산물을 신에게 먼저 올리는 것)했다. 영조실록에는 영조 51년에 “제주(濟州)에서 감귤(柑橘)을 바쳤다. 임금이 왕세손에게 명하여 창덕궁(昌德宮)에 나아가 천신례(薦新禮)를 행하게 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귤의 위상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조선시대 먹거리 특히 과일이 풍부하지 않던 시절의 감귤은 매우 중요한 진상품이었다. 특히, 감귤은 왕실에서 여러 용도로 사용되어진 사실이 왕조실록에 99회나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귀중한 과일이었다. 이처럼 귤이 너무 귀하고 구하기 어렵다보니 아무나 먹지 못했다.

감귤은 천신이나 진상으로 바쳐지는 공식적인 용도 이외에도 중앙의 재력가에게 바치는 뇌물로 쓰이거나 사적인 용도를 위해 관리들까지도 이를 획득하기 위해 다툼이 심했다. 때로는 대신들 간에 감귤(柑橘)을 품에 넣어 서로 뺏고 뺏기는 일로 상소가 일어나는 등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매우 컸다.

조선시대 제주도민들에게는 감귤 진상이 커다란 노역과 부담으로 작용하여 영조 때의 경우 감귤나무에 끓는 물을 부어 죽이는 일이 비일 비재할 만큼 관리들의 혹독한 수탈이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또한 감귤이 풍작이면 진상을 위하여 제주에서 한양까지의 운송도 어려움이 많아 거센 풍랑을 만나면 표류하고 목숨을 잃기도 했으며, 운송 도중 감귤이 썩어버리면 심한 문책을 받기도 하였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귤은 북한 주민들이 평소 맛보기 어려운 남쪽 과일이며 지금이 제철이라는 점을 고려해 선정했다"며 "대량으로 보내 되도록 많은 북한 주민들이 맛보게 하고자 하는 마음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산행을 하면서 '김 위원장이 답방하면 무엇을 보여줄 것이냐'는 질문에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도 있으니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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