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위안화 절하…아시아 주가에 하락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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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위안화 절하…아시아 주가에 하락 압박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10.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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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來 최저치 임박…중국, 미국 통상압력에 위안화 절하 용인?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아시아 증시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섰는데도 26일 아시아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간 것은 중국 위안화 절하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중국 정부가 고시한 위안화 환율은 미국 달러화에 대해 6.94 위안으로 치솟았다. 이는 10년만에 최고 높은 수위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위안화 가치는 하락) 위안화는 이날 역외시장에서 1달러당 6.9769위안까지 치솟아 1달러당 7위안의 심리적 경계선에 다가갔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향후 6개월내에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달러당 7위안을 넘어 7.1 위안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환율은 지난 10년 동안 최고치에 해당한다.

 

▲ 그래픽=김현민

 

위안화 하락은 아시아 통화 가치 하락에 압박을 주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이 국제시장에서 중국에 대해 수출경쟁력을 가지려면 통화가치를 낮출 수밖에 없다. 위안화 하락에 연동된 아시아 통화 하락이 뉴욕 증시 하락으로 초래된 최근의 아시아 주가 하락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주식등 금융자산의 가치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위안화 하락은 역외시장의 투기성 참가자들이 이 통화의 절하 가능성에 기대어 베팅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중국의 속마음을 헤아려 인민폐 하락에 베팅한다. 그러면 중국 통화당국은 시장이 지시하는 가격을 고시하며 은근히 미국에 압력을 주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을 늘상 의심받기 때문에 역외시장 환율과 고시환율의 갭을 줄이려 한다. 어쨌든 투기성 역외환율의 상승이 고시환율을 견인하는 모양새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의 위안화 하락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동을 건 미·중 무역마찰의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이 위안화를 절하하면 미국의 통상압력에 의해 줄어드는 상품 경쟁력을 상쇄할수 있게 된다. 미국 제품이 중국에서 팔리는 가격은 올라가고 중국산은 미국에서 싸게 팔린다. 그러면 트럼프의 통상압력이 의미를 잃게 된다. 중국 통화당국은 시장이 지시하는 가격을 고시하며 은근히 미국에 압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복잡한 아시아 국가의 증시에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유동성은 통화가 강세인 방향으로 움직인다.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환전해 투자할 경우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하루 0.5%의 환율 변화는 금리로 치면 수십, 수백 %에 해당한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이번주 아시아 주가의 폭락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지난 4일간 4%가 떨어진 데 이어 26일에도 1% 이상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 그래픽=김현민

 

중국 중앙은행은 위안화 하락의 원인을 역외시장의 투기꾼들 탓으로 돌린다.

인민은행의 판공셩(潘功勝) 부총재는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건전하고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면서 “이는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말인즉슨, 외환 투기꾼과 싸워 이길수 있다는 얘기이지만, 위안화 절하의 책임을 투기자들에게 돌린 것이기도 하다.

그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의 안정을 위해 거시건전성 조치를 도입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갈등의 여파를 줄이기 위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베이징에서 중국과 경제협력 강화에 합의하면서 두 나라 중앙은행이 2,000억 위안(3조엔)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달러로 환산하면 300억 달러에 해당한다. 한국과 일본 정부 사이에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먼저 일본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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