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한국서 사무라이 칼부림 하나
상태바
롯데家, 한국서 사무라이 칼부림 하나
  • 오피니언뉴스
  • 승인 2015.08.02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 형제측, 언론플레이 통해 난타전...주총서 결정할듯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지면서 신동주 신동빈 형제는 언론플레이를 통해 상대방을 비난하며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장남인 신동주측은 동생인 신동빈 롯데 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맞았다는 사실을 방송에 흘리고, 신동빈측은 법적 싸움을 벌이겠다는 뜻을 언론에 밝혔다.

▲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신동주 측 “신동빈 회장, 아버지에게 맞았다”고 폭로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은 2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 7월 초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심하게 화를 내고 때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SBS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후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또 "7월 6일 동생(신동빈 회장)과 한국에서 만나 잘 해결해보자고 말했지만 신동빈 회장이 이를 거절했다"면서 "동생은 자신이 한국과 일본 롯데 전체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진다면 동생 신동빈 회장보다 유리하다고 주장하며, "주주총회에서 승리할 경우 나를 따르다 해임된 이사진을 복귀시키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다시 대표이사직으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5촌 조카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 '왕자의 난'에 앞서 롯데그룹 전현직 대표들을 불러 '신동주 체제 구축'에 협조할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핵심 관계자는 2일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지난달 15일 롯데호텔 34층에 그룹 전현직 대표 10여명을 차례로 불러 신동주 체제 구축에 대한 협조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롯데호텔 34층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곳이다.

지난달 15일은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인원 그룹 정책본부 부회장, 황각규 정책본부 사장에 대한 해임지시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진 날이다.

당시 전직 대표이사 몇명은 이들에게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협조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측 "법률적인 완승 자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은 2일 법률적인 완승을 자신했다. 신동빈 회장의 핵심 측근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법리적으로는 우리가 유리하다"며 "우리가 완승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방송을 통해 공개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서나 임명장 등이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소송으로 갈 것"이라며 "현대, 두산도 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느냐"고 전망했다. 

그는 신동주 전 부회장을 한국 롯데 회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신 총괄회장 지시서와 관련해서도 "이때까지는 신동빈 회장을 후계자로 인정했다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롯데가 싸움에 누리꾼들 성토 이어져

일주일째 이어지는 롯데그룹의 형제·부자 간 다툼을 지켜본 SNS에서는 누리꾼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 '운디네'는 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롯데그룹 막장드라마를 보면 막장 재벌 드라마들이 얼마나 현실감 넘쳤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음"고 평했다. 네이버 아이디 'ssu0****'는 "아무리 돈이 좋아도 부모까지 이용해서 형제끼리 저렇게 다툰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사회가 너무 돈만 밝히다 보니까 가족이라는 건 눈에도 안 들어오고 저렇게 크게 싸우는 것 같다"고 적었다.

다음 이용자 '나다나'는 "재벌가 상속 다툼이란 데에서 일단 눈살이 찌푸려지는데 한국롯데가 일본롯데의 10배 크기라면서 모든 일이 일본에서 일본어로 이루어진다는 데 짜증이 확 난다"는 글을 올렸다. 

연일 쏟아지는 롯데그룹의 후계다툼 보도에 피로감을 드러낸 누리꾼도 적지 않았다. 

네이버 아이디 'sjdo****'는 "돈 앞에서는 부모, 형제도 없고 이게 무슨 큰 이슈인 듯 연일 방송에서 떠들어대고. 어떻게 보면 인간은 한낱 동물보다 더 추악하고 구역질 나는 존재인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누가 이기든 관심 없고, 대기업 형제간 싸움이 정말 보기 역겹다"(다음 닉네임 'KS Kim'), "쟤들 싸움질 들여다보면 밥이 나와 쌀이 나와. 더위에 신경질만 돋운다"(다음 이용자 'extra1')와 같은 반응도 있었다.

이밖에 네이버 이용자 'zccb****'는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신격호 회장같다. 그간의 카리스마는커녕 뒷방 늙은이임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며 "아들들 권력욕심에 창업주 아버지의 자존심은 완전 바닥으로 추락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롯데홀딩스 주총 향배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기존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면 결국 롯데홀딩스에서 표 대결로 승부가 갈릴 수밖에 없다. 

일단 지난 28일 신동빈 회장 주도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한 것과 관련해 정관 변경의 필요성 있는 만큼 주주총회 개최는 불가피하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 롯데홀딩스 임원 교체 안건이 튀어나올 수 있고 그와 관련한 주총의 선택에 따라 롯데그룹의 후계구도가 바뀔 수 있다. 신동빈 회장 측은 일단 명예회장 추대와 관련한 정관 개정에는 찬성하지만, 임원교체 안건 처리를 위한 주총 개최는 불가하다는 태도를 보인다.

한일 롯데의 핵심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가 베일에 싸여 있어 임원교체 안건 처리를 위한 주총이 열린다면 어느측이 승리할지, 예측이 어렵다.

일주일 전 롯데그룹 분쟁이 불거졌을 때 롯데홀딩스 지분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28%, 일본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소규모 포장재 회사 광윤사가 27.65%, 신동주·동빈 형제가 각 20% 안팎을 가진 것으로 추정해왔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은 다른 주장을 했다. 그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 회사가 33%를 지닌다. 나는 2% 미만이지만 32% 넘는 종업원 지주회를 합하면 3분의 2"라고 주장했다.  

사실 신동빈 회장 측은 주총 개최를 선뜻 내켜 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신동빈 회장이 조부 제사에 불참하면서까지 수일째 일본에 체류하는 건 주총 표 대결을 염두에 두고 롯데홀딩스 지분을 가진 친족과 주주의 표심을 관리하려는 의도였다고 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신 총괄회장을 등에 업은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은 가능하면 이른 시기에 임원 교체를 위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개최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총회는 이사회 결의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 주도의 이사회가 선선히 주총 개최를 승인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주총을 두고서 진통이 예상된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