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오늘] 포르투갈 왕정 종식…무능과 내분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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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오늘] 포르투갈 왕정 종식…무능과 내분 결과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10.0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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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잃으면서 공화파 도전 거세져…마누엘 2세, 쿠데타로 망명

 

1910년 10월 5일, 포르투갈 리스본에는 공화파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군중들이 리스본 시내로 몰려나와 쿠데타군을 지지했다. 공화파들은 왕정을 종식하고 공화정을 수립했다. 포르투갈의 마지막 왕 마누엘 2세(D. Manoel II)는 이날 몰래 배를 타고 리스본을 빠져 나갔다. 이로써 1139년 시작되어 4개 왕조가 교체하며 770년간 이어지던 포르투갈의 왕정이 종식된다.

 

▲ 1910년 10월 5일 혁명을 선전하기 위해 제작된 그림 /위키피디아

 

한때 15세기말 지리상 대발견 이후 스페인과 함께 세계를 분할하며 강대국이 되었던 포르투갈 왕국은 어찌해서 급속도로 무너져 내렸을까.

나라가 작아서 세계를 반분해서 통치할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넓은 땅 덩어리를 통치하려면 적당하게 인구도 있고, 군사력도 보유해야 한다. 작은 인구로 넓은 세계를 지배하고 유지하려다 보니 인력 소모가 많아졌다. 그래서 유럽 강대국의 외침에 늘상 노출되었다. 포르투갈 왕국은 1580년 스페인에 합병되었다가 19세기초 나폴레옹 전쟁 때 프랑스에 합병되는 등 본국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네덜란드와 영국이 부상하며 해상강국이 되고, 이웃 스페인과 함께 퇴조했다.

주요 해외식민지인 브라질이 1822년 독립했다.

그나마 아프리카의 식민지도 영국에 내어 주게 된다. 1890년 1월 11일 영국은 포르투갈 정부에 포르투갈 군대가 모잠비크와 앙골라에서 당일 오후까지 철수하도록 최후의 통첩을 보내고 영국의 순양함 1척이 회답을 기다렸다. 결국, 포르투갈은 그들의 위협에 굴복했다. 포르투갈 왕국으로서도 수치이지만, 왕조의 무기력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컸다.

19세기말에 포르투갈에는 공화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이 출현했다. 1878년 입헌 의회에 공화주의자가 최초로 하원 의원에 선출되었고, 1889년에 카를루스가 왕위를 계승했다. 그러나 카를로스왕 집권 초기에 영국의 최후의 통첩에 굴복하자, 공화주의자들은 왕을 배신자로 간주하고 절대 군주에 반대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1891년 1월 31일 공화파가 무장 반란을 일으켰지만 진압된다.

 

▲ 포르투갈의 아프리카 식민지 /위키피디아

 

1907년에 카를로스 국왕은 권력을 확대하고 있는 주앙 프랑쿠(João Franco)의 내각을 해산했다. 주앙 프랑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에 성공해 강권통치를 시도했다.

1908년 2월 1일에는 카를루스 1세 국왕과 루이스 필리프 왕세자가 리스본 코메르시우 광장에서 공화주의자들에 의해 암살당했다. 이 사건의 여파로 인해 주앙 프랑쿠 총리가 사임하고, 군주파와 공화파 사이에 극심한 권력 투쟁이 일어나게 된다.

암살사건에서 아버지와 형은 목숨을 잃었지만, 가벼운 부상을 입었던 카를루스 국왕의 아들인 마누엘 왕자가 18세의 나이에 왕위를 계승했다.

그러나 마누엘 2세는 포르투갈 사회의 병폐들을 치유하지 못했다. 그가 지배했던 2년 동안 6차례나 내각이 바꾸었지만 정치는 안정되지 못했다.

1910년 10월 1일 포르투갈의 주요 도시에서는 공화주의 세력이 공화제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다. 10월 3일, 육군 부대가 테주 강 하구에 정박하던 군함에서 일어난 반란을 진입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리스본 주변을 점거했다. 10월 4일, 군함 2척이 리스본 왕궁을 향해 포격을 가하게 된다.

1910년 10월 5일에 테오필루 브라가(Teófilo Braga)를 대통령으로 하는 포르투갈 공화국 임시 정부가 수립되면서 포르투갈의 왕정 시대는 종식된다.

마누엘 2세는 그날 밤에 몰래 배를 타고 리스본을 떠났다. 공화국의 선언에 대한 반대 세력은 국내 어느 곳에도 없었다. 포르투갈 입헌 의회는 1911년 7월 19일에 처음 소집되고, 8월 21일에는 헌법이 완성되었다.

 

▲ 포르투갈 마지막 국왕 마누엘 2세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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