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급등에 신흥시장 초비상

신흥시장 자금이 미국 국채시장으로 빠져나갈 우려 커져 김인영 기자l승인2018.10.0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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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시장 수익률이 터져버렸다.

지난주 미국 Fed가 금리를 인상했을때만 해도 관망세를 보이던 미국 국채 수익률이 이번주 들어 미국경제의 호조를 알리는 통계수치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금융시장에서 금리 변동이 주는 효과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아니라, 바로 국채 수익률이다. 세계 채권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면, 달러가 상승하고, 다른 나라의 통화가 하락한다. 특히 신흥시장(emerging market)의 충격이 커지게 된다. 투자가들은 위험자산에서 빠져 나와 미국 국채로 옮기게 된다. 최근 터키, 아르헨티나, 인도, 인도네시아의 통화가 불안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미국 국채의 기준이 되는 TB 10년물의 수익률(금리)는 3일 3.18%까지 치솟았다. 연초 3.12%를 정점으로 조정을 보이던 TB 10년물 수익률은 슬금슬금 오르더니만, 이번주 들어 급상승했다.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미국 국채금리는 실세금리를 반영하기 때문에 각국의 채권 수익률이 올라가고,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도 오르게 된다. 이를 기준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른다. 1년전에 2%대였던 10년물 금리가 3%대로 뛰면서 채무자들이 압박을 받게 되었다. 대외채무가 많은 아르헨티나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30년 만기 TB 수익률은 3.33%까지 올랐는데, 이는 4년만에 가장 높은 위치다.

 

▲ 그래픽/ 김현민

 

이처럼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한 것은 최근 발표된 몇가지 경제지표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우선 미국 고용동향을 보면, 9월에 민간 기업들의 고용이 23만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이며,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망한 18만5,000명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국 경제가 벌겋게 달아올랐다는 얘기다.

미국 서비스 산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1.6을 기록했는데, 이는 2008년 지수가 만들어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지수가 58.5였으니, 증가폭도 경이적이고, 전망치 58.0을 훨씬 뛰어넘었다.

Fed 간부들이 내다보는 미국 경제 전망도 낙관적이다. 찰스 에반스 미국 시카고 Fed 총재는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재확인하며, Fed가 경제속도를 완만히 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총재는 "경제성장은 탄탄하다"며 "실업률은 낮고 물가는 목표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무역 공세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낮아지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사이에 NAFTA 재협상이 마무리되었고, 한미 FTA도 재조정되었다. 미중 대결이 남아 있지만, 미국 경제에 타결을 줄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중국이 걱정해야 할 판이다.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은 중국 증시 투자를 줄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세계 최대국가인 미국 경제가 좋으면 세계 경제가 좋아야 한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선 반드시 그렇지 않다. 위험자산에 투자되었던 자산이 빠져나와 안정적으로 높은 이자율이 보장되는 미국 국채시장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문제는 신흥시장이다. 올들어 MSCI 신흥시장 지수는 20% 하락해 이미 베어마켓(bear market)에 진입했다. 터키 시장은 정치적 혼란에 미국과의 충돌로 금이 갔고, 중국의 성장 둔화도 눈에 띤다.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은 8만%를 넘어섰고, 아르헨티나의 우익실험도 국민들의 복지 타성에 좌초되고 있다. 금이 간 곳에 새로운 충격이 가해질 경우 약한 고리에서 갈리질 우려가 있다.

미국 경제 성장이 앞으로 1년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엔 미국 기준금리는 물론 TB 수익률도 상승하게 된다. 국제유가도 상승 추세에 있다. 이런 모든 것이 신흥시장엔 위험요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최근 글로벌 경제에 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높은 금리, 강 달러와 함께 무역전쟁이 일부 신흥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면서 “위기가 확대되면 신흥국에서 자본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IMF의 새로운 조사 결과를 인용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에서 최대 1,000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인영 기자  inkim@opini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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