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사업할 때 ‘마약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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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사업할 때 ‘마약 주의보’
  • 김현민
  • 승인 2018.10.03 12: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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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트라이앵글 지역 사업시 마약 관련 리스크 고려해야

 

우리 국민 한 사람이 미얀마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되어 현지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지난 7월 외교부의 발표에 의해 공개된 적이 있다. 그의 가족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미얀마에서 사업을 할 당시 고용한 현지인 부부가 차 안에 금지 약물을 몰래 넣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하면서 정부와 국민의 관심을 호소했다.

코트라 양곤 무역관은 “미얀마에 진출하거나 거주할 계획이 있다면 마약과 관련된 리스크는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트라 양곤 무역관은 “현지에 진출한 몇몇 기업들은 마약을 수시로 투여하는 미얀마 직원들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면서 “현지 인력 채용시 마약 투여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화장실이나 휴게공간에 주사바늘 등 마약 관련 물품이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

 

양곤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마약을 접한다고 한다.

또 헤로인, 암페타민 등의 ‘진짜 마약’ 뿐 아니라 본드, 물담배, 기타 향정신성 약품 등 ‘유사 마약’을 접하는 사람들이 많다. 택시기사들은 항상 물담배를 피우고 있으며, 수많은 저임금 노동자들은 피로를 마약으로 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국경지대로 갈수록 더욱 심각해진다. 어느 국경마을의 상점에서는 거스름돈 대신 마약용 주사바늘을 준다고 한다.

마약은 현재 미얀마에서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다. 미얀마 정부는 아웅산 수치 여사 까지 나서 마약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매년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대량의 마약을 수거하여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도 불교 사원에서 대량이 마약이 발견되는 등, 아직도 미얀마인의 생활에서 마약은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다.

 

▲ 미얀마 정부에 의해 수거돼 소각되고 있는 마약 /코트라 양곤 무역관

 

미얀마는 과거 세계 2위 마약 생산국이었다. ‘황금의 삼각지대’(Golden Triangle)이라고 불리는 미얀마, 라오스, 태국의 접경지역은 아편 생산에 적합한 기후와 자연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이 골든 트라이앵글을 끼고 있는 미얀마 동부 샨 주(Shan State)에서는 과거 해마다 100만톤 이상의 아편이 생산된 적이 있다.

이 삼각지대는 과거 마약왕 쿤사(Khun sa)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 쿤사는 1934년 미얀마의 농촌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는 중국인이었고 어머니는 미얀마의 소수민족인 샨 족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미얀마 촌락에서 촌장을 하고 있었다. 그는 장기부(張奇夫)라는 중국식 이름이 있었으나, 촌장을 뜻하는 쿤사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얀마 국경지대는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해 마약이나 자원을 둘러싼 소수민족 사이의 갈등이 빈번했다. 쿤사도 18살 때 마을이 공격받아 혼자 탈출하여 미얀마와 태국 접경지대로 피신하였다. 이후 동지를 모아 마을을 되찾고 지도자가 되었으며, 미얀마 정부로부터 정식 촌장으로 임명되었다.

그가 어렸을 때 국공내전에서 패배한 국민당 군대가 미얀마 접경으로 도망쳐 왔다. 이때 그는 군사훈련과 아편 재배법을 배웠다고 한다. 촌장이 된 쿤사는 수백명에 달하는 카 퀘 예라는 사병조직을 만들고 아편을 유통하며 영향력을 확대해 갔다. 특히 1960년대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 네윈이 정권을 잡았을 당시, 샨 주의 반군을 토벌하는 대가로 군사정권으로부터 자금과 무기, 군수품 등을 지원받았다.

이후 정부로부터 아편거래를 허가받고 본격적으로 마약을 유통, 골든 트라이앵글의 실질적 지배자가 되었다. 쿤사의 영향력이 커지자 미얀마 정부는 1969년 그를 체포하여 5년 동안 수감하였으나, 풀려난 이후에도 쿤사는 샨 족, 국경의 태국 소수민족과 연합하여 독립된 세력을 형성했다. 197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골든트라이앵글의 마약 생산은 절정에 달했는데, 한때 뉴욕에서 유통되는 헤로인의 80%를 공급하였다고 한다.

1996년 지속적인 미얀마 정부군과의 충돌, 소수민족간의 갈등, 미국의 범죄인 지정으로 인해 쿤사는 신변보장을 대가로 미얀마 정부에 항복했다. 미국이 그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지만, 미얀마 정부가 거부했고, 2007년까지 양곤에서 거주하다가 지병으로 사망했다.

쿤사 사후에도 로 싱 한(Lo Hsing Han, 羅星漢) 등이 마약을 생산, 유통했으나, 태국 및 미얀마 정부의 강력한 단속으로 인해 현재는 그 세력이 많이 약화되었다. 로 싱 한은 2013년 사망했다.

현재 골든 트라이앵글의 아편 농장은 녹차밭과 카지노로 대체되고 잇다. 녹차는 아편과 재배조건이 유사하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비공식적으로 마약을 생산, 유통하고 있는 조직이 다수 존재한다.

따라서 미얀마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유념하면서 직원들을 대해야 한다고 양곤 무역관은 지적했다.

 

▲ 미얀마의 양귀비 밭 /코트라 양곤 무역관(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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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 2021-03-01 20:24:57
미얀마 골든 트라이앵글 혼자 여행하고 싶은대 특히 조심할것은 무엇인가요
남자이고 50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