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에서 애견까지…일본 공유서비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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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에서 애견까지…일본 공유서비스 확산
  • 김현민
  • 승인 2018.09.2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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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개념에 대한 가치관 변화…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등장

 

아저씨에서 애견, 고급시계, 명풍가방, 기모노, 주차장까지….

일본에선 공유경제와 렌탈 서비스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성행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소유에[ 대한 가치관이 크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의 ‘공유경제와 소유에 관한 의식조사 2016’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233억 엔이었던 일본의 공유경제 시장규모는 2018년 462억 엔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었다. PFG 생명이 2016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물건을 많이 소유하는 것이 행복하다’라고 답한 비율은 40%를 밑돌았으며, 반대로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이 60%를 넘었다.

이같은 의식 변화 속에서 인터넷과 디지털 세계가 확산되면서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형성되고 있다.

코트라 나고야 무역관은 보고서에서 일본에서 성공하고 있는 다양한 공유경제 모델을 소개했다.

 

▲ 옷상 렌털 웹 사이트(http://ossanrental.thebase.in/) 캡쳐

 

① 아저씨 렌털 서비스

일본에선 옷상 렌털(おっさん レンタル) 비즈니스가 등장했다. ‘옷상’은 아저씨를 뜻하는 일본어 오지상(おじさん)에서 변형된 단어로, 주로 30~40대 ‘오빠’와 ‘아저씨’ 그사이에 속한 성인 남자를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다. 하지만 옷상 렌털 사이트의 등록된 회원의 나이대는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한국의 하객 대행 서비스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전문성을 지닌 아저씨의 재능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옷상 렌털 사이트 회원들의 직업을 살펴보면 과학자, 포토그래퍼, 악기 연주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전문가들이다.

베스트셀러 ‘옷상 렌털 일기’를 쓴 작가 니시모토 타카노부가 2012년 1시간에 1,000엔으로 자신을 판매하는 독자적인 서비스를 운영하다가 2013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옷상 렌털’ CEO로 나서 웹사이트를 오픈했고 6개월 만에 이용자 수가 100명을 돌파했다.

이 서비스는 전화 주문을 통해 예약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 게시글을 남겨 이용할 수 있다. 지역별로 카테고리를 분류해 거주지 인근의 ‘옷상’을 주문할 수 있으며, 상담사와 연결해 아저씨를 추천받아 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페이스북을 통해 3만3,000명이 이 웹사이트를 공유했으며 최근 정년퇴직한 남성의 아르바이트 자리로 언론에 소개되는 등 활발하게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② 애견 렌털 서비스

애완동물을 지속해서 키울 시간과 공간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반려동물 대여가 비즈니스로 자리 잡고 있다. 개와 함께 산책을 희망하거나, 아이를 기르는 가정에서는 자녀의 정서발달에 도움을 주고자 렌털 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도쿄 시부야의 한 애견카페는 산책용 개를 대여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여 가능한 견종은 토이 푸들, 비글, 골든 리트리버와 같은 낯을 가리지 않고 온순한 성격을 가진 견종으로 이용요금은 1시간에 3,600엔이다.

일부 지방 소재 점포는 당일 코스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5,000엔의 요금으로 애완견 대여가 가능하며 1박 코스(8,000엔), 1주일 코스(2만5,000엔) 등 고객 편의에 맞춘 다양한 요금제를 마련하고 있다. 코스는 케이지, 식기, 사료, 리드 줄 등 다양한 용품도 포함돼 개를 기르지 않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③ 고급시계 렌털 비즈니스

도쿄 유라쿠쵸 마루이에 위치한 ‘포닷워치(FourDotWatch)’는 손목시계를 대여하는 ‘KARITOKE’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가의 시계를 구매하기 전에 자신에게 잘 맞는지 착용감을 느껴보거나 특별한 날, 취업을 위한 면접 등에 착용하기 위해 찾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액제 종류는 4가지로, 가장 저렴한 캐주얼 요금제는 월 3,980엔을 내고 10만~15만 엔 가량의 시계를 빌릴 수 있고, 가장 비싼 요금제는 60만~200만엔의 고가의 시계를 월 1만9,800엔에 빌릴 수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스나 오염에 대해서는 고객 부담이 없으므로 분실이나 큰 파손이 있지 않는 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실제 점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직접 매장에 가 시계를 차 보며 착용감을 느껴보거나 사이즈 등을 다양하게 고를 수 있고, 전문가가 상주해 있기 때문에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시계를 추천받을 수 있다.

 

④ 명품가방 공유

월 6,800엔 정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명품가방 ‘Laxus’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Laxus가 보유하고 있는 명품가방을 개인 회원에게 빌려줬지만, 지난해 1월부터 시작한 ‘Laxus X’ 서비스는 개인이 구매해 가지고 있는 명품가방을 또 다른 회원에게 빌려주는 중개 서비스다. 개인이 Laxus 측에 가방을 맡기면 Laxus 자사 소유 상품과 같이 앱에 게재하는데, 만약 개인 소유 가방이 대여되면 소유자는 1일 66엔이 지급되고 상품 1점당 월 2,000엔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많지 않은 수익금이지만 가방 배송료 및 클리닝과 같은 유지 비용, 보험료 등의 경비를 기업 측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지 않거나, 추억이 깃들어 버릴 수 없는 명품가방 대여를 통해 짭짤한 용돈 벌이가 가능하다.

 

⑤ 고가의 기모노 공유

‘Wa Lend’란 회사는 기존 자사가 보유한 기모노 대여뿐만 아니라 회원이 ‘Wa Lend’를 통해 자신의 기모노를 다른 회원에게 빌려줄 수 있도록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모노 구매가격은 1벌당 최저 20만엔에서 맞춤형의 경우 50만엔~수천만엔을 호가할 정도로 부담되는 금액이므로 이러한 수요에서 생겨난 비즈니스다.

대여 기간은 기본 2박 3일이며, 회당 가격은 상품별로 다르게 책정된다. 회원이 맡긴 기모노의 회당 대여금은 직원이 직접 회원의 자택에 방문해 상품 상태를 확인하고 협상 후 가격을 설정된다. 크게 오염되거나 찢어진 곳이 없다면 어린이용 기모노도 대여할 수 있다.

내놓은 상품의 대여가 결정되면 즉시 대여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며 대여 후 빌린 고객의 잘못으로 상품이 손상된 경우 대여한 회원이 변상하는 시스템으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⑥ 애완견 맡길 개인 집 소개하는 서비스

그동안 애완견주가 장기간 집을 비우게 되면 애완견을 지인에게 잠시 맡기거나 비싼 요금을 내고 애완동물 호텔에 맡겨야 했다. 일반적으로 애완동물 호텔의 경우 1마리씩 별도의 케이지에 넣어 맡아 두는데 케이지가 좁아 애완견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발생했다.

하지만 Dog Huggy라는 서비스는 애완견을 기르고 있는 견주의 집과 매칭해 넓은 공간에서 뛰놀며 지낼 수 있게 도와 준다. 애완견을 받는 ‘호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Dog Huggy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심사에는 사육경험과 자택환경 등이 고려되며, 맡기기 전에 호스트와 견주의 사전면담도 주선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견주 자택 인근의 호스트를 검색할 수 있고 호스트 집의 내부 사진과 함께 호스트가 키우고 있는 또 다른 애완견의 정보부터 맡을 수 있는 애완견의 사이즈, 기간이 명시돼 있어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애완견을 맡기는 기간은 몇 시간부터 몇일까지 다양하며, 요금은 호스트가 결정하는 구조다. 보통 1박에 5,000엔 정도이며 그중 70%는 호스트가 수익을 올리며 30%는 기업에서 수수료로 받고 있다.

 

⑦ 주차장 공유 서비스

주차장 공유 서비스 아킷바(akkipa)는 월정액 주차장과 아파트 주차장부터 개인 소유 주택의 주차장까지, 비어있는 주차장을 인터넷으로 자유롭게 대여하고 반납하도록 중개하는 서비스다.

등록료와 이용료는 모두 무료이며 빌리는 사람은 주차장 요금을 우선 아킷파에 지불하고 회사는 주차장 요금의 50%를 중개 수수료로 차감 후 빌려주는 측에 전달하는 수익 모델을 갖고 있다. 휴대전화 앱을 통해 지명, 키워드, 인기 지역을 검색해 예약할 수 있으며 차종이나 이용일시를 설정해 검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나의 앱으로 주차장 사이즈, 가능 차종, 입차·출차 시간을 설정한 후 견적서 받아보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회원가입을 하지 않고도 차종, 차량번호, 휴대전화만으로도 검색, 예약, 결제를 모두 진행할 수 있다.

현재 아킷파가 보유하고 있는 주차장 수는 1만3,000개소이며 이용 운전자는 수십만 명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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