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개 수입회사가 2017년 4월부터 10월까지 7회에 걸쳐 시가 66억원에 상당하는 북한산 석탄 등 3만5,038톤을 러시아에서 다른 배로 환적해 한국으로 수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수입업자들은 원산지 증명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관세청은 10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북한산 석탄 위장반입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관세청은 북한산 석탄과 선철이 2017년 4월부터 10월까지 총 7회에 걸쳐 불법 반입된 것을 확인하고 관련 수입 업체 3개사 대표 3명을 검찰에 기소했다. 관세청은 회사명과 대표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3개 국내 수입업체는 2017년 4월부터 10월 사이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 소재 항구로 운송한 다음 다른 배로 환적해 한국으로 수입하면서 러시아산으로 원산지증명서를 위조하여 세관에 제출했다.

또 이중 두 회사는 공모해 북한으로부터 무연성형탄을 싣고 러시아 홈스크 항구에서 다른 배로 환적한 다음 한국으로 수입하면서 그 품명을 원산지증명서 제출이 필요없는 세미코크스로 신고하기도 했다.

북한산 석탄 수입은 이 기간 6건이었는데, 중개무역 대가 등으로 북한산 석탄을 확보해 국내에 반입함으로써 외환전산망에 확인이 되지 않았다. 적발된 회사들은 북한산 물품을 러시아를 경유해 제3국으로 수출하는 중개무역을 주선하면서, 그 수수료조로 북한 석탄을 취득하는 방법으로 직접적인 대금 지급을 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피의자들은 2017년 10월 세관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무역 관련 업무가 마비되어 일부 구매물품의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관세청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북한산 선철이 물물교환 방식으로 국내에 반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들은 러시아산 코킹콜(원료탄)을 구입해 북한에 수출한 후 그 대가로 현금 대신 북한산 선철을 받아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수출자로 해 국내 수입자에게 판매한 사실도 드러났다.

국내 수입자는 거래은행을 통해 신용장 방식으로 수출자인 홍콩 페이퍼컴퍼니로 수입대금을 지급했다. 피의자 A씨는 홍콩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입금된 자금을 다른 자금과 합하여 국내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법인 계좌로 입금받아 회수했다. 신용장 거래 은행에서 피의자들의 불법 행위를 인지했다는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관세청이 밝혔다.

관세청은 그동안 모두 9건의 북한산 석탄 등 수입사건을 수사해 이중 7건의 범죄사실을 확인하고, 수입업자 등 3명과 관련법인 3곳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또 북한산 석탄 등을 운반한 배 14척 중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위반으로 인정 가능한 선박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입항제한, 억류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세청은 그동안 수사가 장기화한 이유에 대해 러시아 항구 내 보관기간이 길어 물품의 동일성을 입증하기 어려운데다 주요 피의자들이 혐의 부인, 출석 지연 등 수사를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산 석탄을 사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남동발전이 기소 의견 송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관세청은 북한산 무연탄 및 선철을 들여온 업체들에 대해 “선의의 피해자로 보고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북한산 석탄 등 반입 내역 >

김현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