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각] 조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견해차

“미북 교착상태에 대한 돌파구” 인식엔 공감…섣부른 종전선언 논란 김현민l승인2018.08.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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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북한이 먼저 남북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의했다. 북측은 9일 우리측에 통지문을 보내 "판문점선언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남북 정상회담 준비와 관련한 문제들을 협의하자"며 고위급 회담을 제의해왔고, 우리측이 이에 응하기로 했다.

같은날 저녁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역행하여 일부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터무니없이 우리를 걸고 들면서 국제적인 대조선 제재압박 소동에 혈안이 되어 날뛰고 있다"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이란을 방문 중인 북한 리용호 외무상도 이날 이란 의회 의장을 만나 "우리는 '조선반도 비핵화'를 지지하지만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핵 기술'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리용호는 이란에서 "우리는 '조선반도 비핵화'를 지지하지만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핵 기술'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북한의 태도가 이중적이다. 한국 정부엔 대화를 제의하고, 미국에겐 강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자칫 한국정부가 녹녹하게 보일수 있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 어정쩡한 모습으로 다리를 걸칠 가능성도 있다.

 

▲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청와대 자료사진

 

10일 주요신문은 북한의 3차 정상회담 제의에 대한 논평을 내놓았지만, 시각은 언론사의 컬러에 따라 다르다.

조선일보는 “다음 남북 정상회담은 비핵화 회담이어야 한다”는 제하 사설에서 “3차 정상회담 논의 제의도 (앞서의 1차, 2차 정상회담에서처럼) 점점 강해지는 미국의 북핵 폐기 압박과 관련 있을 것”으로 보았다.

“실제 최근 미국 조야(朝野)의 대북(對北)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북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미적거리자 미국 내에서 한동안 사라졌던 '최대 압박'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대북 강경파인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연일 "비핵화 진전 때까지 모든 제재를 엄격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지난달 평양에서 김정은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제재'를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이 원하는 '연내 종전(終戰) 선언'에 대해선 '최소한 핵 신고서는 제출해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 정권 수립 70주년인 9월 9일을 전후해 '종전 선언 쇼'를 하려던 계획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다.”

조선일보 사설은 “우리가 김정은과 협상해야 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북핵 폐기다”라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조속한 남북정상회담으로 북·미 협상 돌파구 마련하기를” 기대하며 회담이 이를수록 좋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을에 평양을 방문하기로 한 계획을 앞당겨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면 북·미대화의 큰 동력이 될 것이다. 오는 9월 말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북·미가 협상을 진척시킬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이 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북한이 고위급회담을 먼저 제안한 점이 특히 주목된다. 그만큼 북·미 간 중재가 절실하며, 따라서 북·미 교착 상황을 타개할 의지가 강하다는 뜻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이 판문점선언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면서 연내 종전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도 남북정상회담은 절실하다.”

 

경향신문은 9월말 유엔총회 이전의 조기개최를 통해 미·북간 중재역할을 할 것을 주장한 반면에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을 9·9절 축하 사절처럼 꾸미려 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동아일보는 “南 종전선언·남북화해 집착이 北 비핵화 이탈 부추긴다”는 사설에서 “4월 판문점 회담에서 연내 종전선언에 합의했지만 그것은 그 선언문에 함께 담긴 비핵화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전선언이 북한의 버티기 빌미가 된 것은 비핵화에 목표를 집중하지 않고 남북관계 진전에 힘을 쏟는 문 대통령의 방향 설정이 만들어낸 부작용 중 하나다. 북한산 석탄 밀반입 논란도 그 산물일 수 있다. 남북관계 진전이 정권의 최우선 순위로 여겨지니까 관련 당국 실무자들이나 기업들도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에 안이한 태도로 임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북핵의 최우선 당사자인 한국이 국제 제재의 구멍이 아닌가 의심받는 처지가 됐다. 테드 포 미 하원 외교위 테러리즘비확산무역 소위원장이 8일 한국 기업도 세컨더리 제재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한 것이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 등은 모두 미국이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북·미 간 북핵 협상은 교착국면이 길어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핵무기 리스트 제출을 압박하고, 북한은 미국에 맞서 제재 완화 및 체제안전 보장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 정부는 종전선언을 밀어붙이고, 북한산 석탄 반입문제로 논란에 휩싸여 있다.

시선은 3차 남북정상회담에 쏠려 있다. 경향신문은 “의전을 갖춘 평양 방문이 아니라 실무형 판문점 회담도 좋다.”고 했다. 8월말 판문점 회담의 가능성도 흘러 나온다.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은 충격 체감의 법칙에 따라 1차, 2차 회담에 비해 큰 정치쇼가 되긴 어렵다. 선언적 회담보다는 실무적인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북한이 비핵화의 선결조치를 하지 않는 가운데 종전선언과 경제제재 해제를 서둘러 합의할 경우 한미, 미북 간의 상황이 복잡해 진다는 사실이다.


김현민  inkim23475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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