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9천년전 구석기인, 정선 동강서 그물로 물고기 잡았다

매둔동굴 구석기층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그물추 14점 나와 김인영 기자l승인2018.08.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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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고대 인류는 강원도 정선 동강에서 그물을 던져 물고기를 잡았던 것일까.

강원도 정선군 남면 낙동리 산 14-2의 매둔동굴 유적은 남한강 지류인 동강에 합류하는 지장천이라는 작은 하천이 굽이치는 곳에 있다. 이 곳에서 지난해 청동기시대 동굴무덤이 확인된데 이어 올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물고기잡이 유물이 나왔다.

연세대학교박물관(관장 한창균)이 지난 6월부터 약 40일에 걸쳐 강원도 정선군 남면 낙동리에 자리한 석회암 동굴을 조사한 결과 1층부터 4층까지 형성된 구석기 시대 퇴적층이 확인되었다고 문화재청이 7일 발표했다.

 

▲ 정선 매둔동굴 유적 전경 /문화재청

 

이번 발굴조사에서 인공유물로 주로 석회암 또는 규암을 이용하여 만든 뗀석기(타제석기)를 비롯해 여러 점의 그물추(어망추)가 발견되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작은 자갈돌을 이용하여 만든 그물추다. 그물추는 1층에서 3점, 2층에서 1점, 3층에서 10점 등 총 14점이 발견되었으며, 대부분은 석회암으로 된 작은 자갈돌을 이용하여 제작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그물추는 공통으로 모루망치떼기 방법(모룻돌 위에서 자갈돌을 망치로 떼려 내는 타법)으로 제작되었으며, 특히, 3층의 경우 부릿날 석기(새의 주둥이처럼 뾰족하게 만든 석기)와 격지(剝片) 등이 함께 나왔다.

조사단은 3층 하부에서 수습한 나무숯 조각의 방사성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약 2만9,000년 전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조사단은 이러한 연대 값이 사실일 경우 매둔 동굴 유적에서 발견된 후기 구석기 시대의 그물추는 인류의 물고기잡이 역사에서 시기적으로 가장 이른 유물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가장 오래된 그물로는 핀란드와 러시아의 접경지대에서 발견된 버드나무 속껍질로 만든 중석기시대의 안트레아 그물(Antrea Net)(약 9,000여 년 전)과 일본 후쿠이현의 토리하마 조개더미(패총)에서 발견된 약 1만 년 전의 그물추 그리고 청주 사천동 재너머들 유적에서 출토된 약 1만 년 전의 그물추 등이 있다

또 그물을 이용한 어로 활동이 후기 구석기 시대에 존재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앞으로 구석기 시대 생계 수단과 먹거리를 복원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정선 매둔동굴 구석기 문화층 1층에서 발견된 그물추 /문화재청

 

2017년에 이어 진행된 올해 발굴조사는 동굴 안쪽의 구석기 문화층을 대상으로 했다. 구석기 시대 퇴적층에서는 사슴, 노루, 사향노루, 산양, 곰 등의 대형 동물 화석과 갈밭쥐, 비단털쥐, 박쥐 등의 소형 동물 화석이 발견되었다. 또한, 참마자, 피라미 등으로 보이는 작은 물고기 등뼈와 새 뼈 등 자연유물 화석도 출토되었다.

구석기 시대 1층의 상부에서는 사람의 손가락뼈가 나왔다. 이 뼈는 둘째 또는 셋째 손가락의 3번째 끝마디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세대학교박물관은 앞으로 더 많은 연대측정 자료를 확보·분석하고 인류사에서 그물을 이용한 물고기잡이가 언제 시작되어 어떻게 주변으로 확산되었는지 밝히기 위한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 버드나무껍질로 묶은 그물(왼쪽), 추노방덩굴 껍질로 엮어 묶은 그물추 /문화재청

 

한편 연세대 박물관은 지난해 발굴조사에서 인근 매둔동굴 유적에서 청동기 시대 매장의례를 파악할 수 있는 동굴무덤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청동기 시대에 형성된 재층(최대 두께 약 18㎝)에서 적어도 네 사람분에 해당하는 사람 뼈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재층은 크게 윗부분의 백색 재층과 아랫부분의 회색 계열 재층으로 구분된다. 1호 사람 뼈와 2호 사람 뼈는 백색 재층 바로 위에 잇닿아 안치되어 있고, 나머지 2구로 추정되는 뼈들은 재층 속에 흩어진 상태로 발견되었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재층은 기원전 12~8세기(중심 연대는 기원전 10세기)에 속하는 연대를 지녔다.

 

▲ 매둔동굴의 위치 /네이버 지도

김인영 기자  inkim@opini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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