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이상한 정치가 벌어지고 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손흥민 선수보다 온갖 정치적 구설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명태균이 더 유명해지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지난 10월 1일부터 20일까지 빅데이터 언급량을 분석해 본 결과 손흥민 선수보다 명태균 씨의 빅데이터 언급량이 더 많은 결과로 나타났다. 분석 기간 동안 빅데이터 언급량을 도출해 본 결과 명태균 언급량은 6206 건이고 손흥민 언급량은 5156 건으로 나왔다. 1000건 이상 명태균 언급량이 더 많은 결과다(아래 그림).
더 충격적인 사실은 손흥민 선수가 19일(한국시각) 영국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과 경기에서 멋진 한 골을 넣었고 상대 선수의 자살골을 유도했으며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올 정도로 맹활약을 펼친 경기였는데도 불구하고 빅데이터 언급량에서 명태균보다 뒤진다는 사실이다.
‘명태균 스캔들’이 정치권을 도배하고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 및 김건희 여사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명 씨의 폭로 발언으로 여의도가 들썩거리고 있다. 16일 실시된 재보궐 선거 결과에 대한 관심보다 명태균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을 정도다. 한 언론사가 명태균 씨 주변 인물들의 녹취 내용과 폭로 사실을 근거로 집중 보도하고 명 씨가 이를 다시 반박하면서 사태는 더 악화되고 있다.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명 씨는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갈무리가 2000장 넘게 있다며 추가 공개를 예고하기도 했다.
주요 쟁점은 세 가지다. 첫째로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명 씨가 여론 조사를 기반으로 윤 대통령의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명 씨의 여론 조사가 대통령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었다고 주장한다.
둘째로 지난 2022년 국회의원 보궐 선거 공천에 관여했다는 의혹이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공천을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그 대가로 여러 차례 김 전 의원의 세비 중 상당한 금액을 보상으로 받았다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김건희 여사와 관계다. 주고받은 SNS 대화가 공개되면서 김 여사가 믿고 의지한 대상이 명 씨였고 그 대화에서 등장한 ‘오빠’가 윤석열 대통령인지 아니면 김 여사의 친오빠인지 여부가 논란의 핵으로 부각되고 있을 정도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 정상 회의와 제주도 민생 토론회 내용을 사라지게 만들 정도로 ‘명태균 스캔들’ 파장은 확대되고 있다.
명태균 씨와 관련된 이슈는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지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논란이 됐던 윤석열 대통령의 손바닥 왕(王)자에 대해서도 명 씨와 관련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윤석열 당시 대선경선 후보가 토론회에 나설 당시 왼쪽 손바닥에 ‘임금 왕’자를 써서 논란이 됐던 사건에 대해서 파평 윤씨 고택에 ‘왕’자가 쓰여 있어서 집안의 상징일 뿐이라는 논리를 구성한 적 있다고 전해진다.
한동훈 대표는 연일 명태균 씨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분명히 말해 지금 국민의힘은 그런 정치 브로커 말에 휘둘리지 않고 현혹되지 않는다”며 “당무 감사를 통해 해당 사안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엄정하고 투명하게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수사도 진행 중이다. 정유미 창원지검장은 최근 명태균 씨 공천 개입 의혹과 국정 개입 논란 등에 대해 “수사팀이 입에 단내가 나도록 열심히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상 여부야 검찰의 수사나 국회의 국정감사를 통해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결코 정치권에서 벌여져서는 안 될 일이다. 오죽하면 빅데이터로 언급량을 분석해 본 결과 10월 들어 손흥민 선수의 빅데이터 언급량보다 명태균 씨가 더 많다고 한다면 목불인견(目不忍見:눈 뜨고는 차마 볼 수 없음)이다.
20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명 씨는 국회 행안위 행정실에 양쪽 원발성 무릎관절증과 양쪽 슬관절 내반변형 진단 소견서를 제출하면서 25일 국정감사에 불출석하겠다는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국회에서 증인으로 의결하기도 전에 불출석 사유서부터 제출하면서 입법기관을 우롱하는 행태라는 비판과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적어도 명태균 씨가 자랑스러운 축구 선수인 손흥민보다 더 유명해지는 불상사(不祥事)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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