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기 재테크 전략은...예적금·코인 지고 금·채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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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기 재테크 전략은...예적금·코인 지고 금·채권 뜬다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10.14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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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30% 오른 금값...안전자산 선호에 더 올라
비트코인, 올해도 '업토버' 찾아올까
신종자본증권, 수익 미리 확정...금리 하락기 유리
재테크 CG. 사진=연합뉴스
재테크 CG.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한국이 세계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동참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목돈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일단 그간의 전력과 향후 전망 측면에서 예적금·비트코인보다 금·채권이 각광받는 모양새다.

예적금 이자율은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하면서 이미 많이 내려왔고,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대선 불확실성에 투자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 반면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급등한 금값은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에 향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만기 때 확정된 수익을 보장하는 채권 역시 금리 하락기를 맞아 각광 받는 분위기다.

날개 단 금값

14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1kg(킬로그램)짜리 금 현물의 1그램(g)당 가격은 15시 기준 11만5930원에 거래 중이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일의 8만6760원 대비 33.6%(2만9170원) 올랐다. 금값은 지난 3월 9만원대로 올라선 데 이어 4월 10만원, 9월 11만원으로 우상향 중이다.

온스당 가격으로는 1월 2일 2075.16달러(약 281만원), 이달 14일 15시 2649.4달러(약 359만원)이다.

통상 금은 물가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거나 시중금리가 하락할 때 가격이 상승한다. 현금 가치가 떨어지는 시기에 안전자산이자 가치저장 수단인 금 수요가 커져서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달 기준금리를 기존 5.25∼5.5%에서 4.75∼5%로 내리면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종전의 5.1%에서 4.4%로 낮췄다. 연말까지 0.5%포인트 가량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중동 분쟁 격화 등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표적으로 공습을 진행했다. 이날 공격으로 헤즈볼라 특수작전부대 사령관을 포함해 45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후 22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100발 이상의 로켓을 발사했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동 긴장이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져 귀금속 가격을 지지했다. 크고 작은 지정학적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유지됐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 대선을 전후로 한 정치적 불확실성도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내년도까지 실질금리 하락이 이어지며 귀금속 가격을 견인할 수 있다”며 “기회비용이 감소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금 보유 규모 회복이 지속될 수 있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중앙은행 순매입 또한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부터 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금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앙은행들이 올해 상반기에 매입한 금은 총 483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규모이자 상반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옥지희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금의 상승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라며 “2025년 1분기 평균 금 가격은 2850달러(약 386만원) 전고점을 경신한 이후 높아진 가격 레벨에 한동안 머무르며 2분기, 3분기 각각 2800달러와 270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디지털 금'은 글쎄
반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은 뚜렷한 호재가 없으면 반등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비트코인 1개 가격은 지난 3월 14일 7만3079달러(약 9907만원)으로 연고점을 갱신한 후 14일 15시 기준 6만4040달러(약 8681만원)에서 거래 중이다.

암호화폐와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는 명확한 상관관계가 없지만, 낮은 금리는 채권·예적금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투자자는 주식이나 암호화폐 같은 위험 자산에 투자해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연준이 금리를 낮추기로 하면 잠재적으로 비트코인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최근 비트코인은 연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재료(소비자물가지수·생산자물가지수의 예상치 상회)가 나올 때마다 가격이 떨어지는 중이다. 9월 한달간 7200만원에서 8700만원까지 오르며 10월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됐으나 중동발 리스크 확산과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가 늦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이달 초부터 주춤하고 있다.

변수는 역사적으로 매년 10월 후반에 비트코인 값이 상승하는 ‘업토버(Uptober)’다. 비트코인은 지난 2013년 이후 찾아온 11번의 10월 중 9번을 상승마감했다. 월별 평균 수익률에서도 11월이 46.8%, 10월이 22.9%로 12개월 중 2위를 기록했다.

업토버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 수익률 상승을 기대하는 수요가 몰린 덕분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할 뿐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미국의 대선이다. 시장에서는 ‘암호화폐 대통령’을 자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랠리를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

비트코인 가상이미지와 골드바. 사진=연합뉴스

채권 인기 ↑ 예적금 ↓

국내 시장으로 눈길을 돌린다면 추천되는 투자처는 채권이다. 채권은 만기 때 확정된 수익(이자)를 미리 약정하기 때문에 시장금리 하락기에 유리하다. 여기에 금리가 높을 땐 채권에 붙는 이자 수익을 노릴 수 있고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 자체가 올라 매매 차익을 노릴 수 있다.

최근 각광받는 건 신종자본증권이다. 신종자본증권의 금리는 연 4~5% 수준으로 만기가 없거나 30년 이상인 경우가 많다. 발행 시점 5년 뒤 조기상환권(콜옵션)를 행사할 수 있어 투자자는 5년간 연 4~5% 안팎의 이자를 보장받을 수 있다. 선순위, 후순위보다 변제 순위가 더 뒤인 ‘후후순위’ 채권인 만큼 회사채 등 다른 채권보다 더 높은 금리에 발행된다.

매수 역시 증권사 지점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가능하며 최소 1000원 단위로 살 수 있어 소액으로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발행사가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되거나 파산하면 이자는 물론 원금도 받지 못한다.

현재 사실상 파산 위험이 거의 없는 금융권 신종자본증권의 금리는 우리금융지주(연 4%), 동양생명(연 4.7%), ABL생명(연 5.9%), 한화생명(연 4.8%) 등이다.

반면 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꾸준히 하락해 왔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하를 먼저 반영하면서 은행들이 금리를 내린 결과다. 14일 기준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만기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금리가 3.35~3.45% 수준이다.

여기에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가입하려는 막차수요도 몰리면서 향후 하락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예적금이 몰려들면 은행들은 향후 순이자마진(NIM)을 관리하기 위해 조달금리를 낮춰야 한다. 은행들은 이자율이 0%에 가까운 저비용예금(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예금 등)이 많을수록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이자마진을 높일 수 있다.

지난 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적금 잔액은 38조74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1조2157억원이 늘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 2분기 말 34조6084억원에서 3조3990억원이 늘었다. 지난 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930조4713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8054억원 증가했다.

내년 초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내리면 은행권 금리 역시 더 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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