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각] 집권세력을 걱정하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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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각] 집권세력을 걱정하는 목소리
  • 김현민
  • 승인 2018.08.0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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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 당대표 경선후 권력 변화…과거 정권 닮아가는 이념성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지도 1년이 넘었다.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집권 더불어민주당에서 당대표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 2차 경선에 오른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 후보가 모두 친문계열이라 내세우면서 누가 이기더라도 서로 돕자며 단합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문재인 정부의 지지도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당대표 경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대통령 선거를 치렀던 지도부가 물러나고 새로운 당대표가 들어선다. 이 지도부는 2년후 총선에 공천권을 쥐게 된다. 새 지도부는 국회의원들로부터 구심력을 갖게 되므로 유권자를 의식하는 당과 이념과 철학을 중시하는 청와대 사이에 틈이 벌어지게 된다.

세월은 모든 것을 변하게 한다. 정치인은 유권자(국민)이라는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와 다름 없다. 하지만 유권자의 마음은 늘 그 자리에 있지 않는다. 정치적 이벤트에 열광하기도 하지만 이내 내 주머니가 줄어들면 불만을 터트린다. 당장 내년부터 유권자의 바다를 헤엄치며 표를 얻어야 하는 집권당 의원과 정치 철학을 중시하는 청와대 사이에 다른 생각이 노출될수 개연성이 커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7주 연속 하락했다. 취임한지 1년 3개월 중 가장 낮은 60%까지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3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60%를 기록했다. 6월 둘째 주 79%를 기록한 뒤 7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치다.

 

▲ 자료: 한국갤럽

 

문재인 정부와 집권 세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진보언론으로 꼽히는 경향신문가 한겨레신문에서 그런 논조가 보인다.

경향신문은 4일 “[박성민의 정치 인사이드] 집권 세력의 내부 권력 투쟁 ‘올 것이 오고 있다’”라는 글을 실었다.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씨는 장문의 글에서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 앞에는 (어느 정권도 빠져나가지 못한) ‘권력 투쟁의 늪’이 기다리고 있다. 한순간 발을 헛디디면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중요한 시간이다.”고 결론을 맺었다.

박성민씨는 글에서 과거 역대 대통령이 “당선 자체가 업적인 ‘정통성 신드롬’ 때문에 ‘청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며 “청산은 필연적으로 이념적 당파성을 동력으로 한다”고 예를 들었다.

“김영삼은 문민 대통령으로서 ‘군부 청산’, 김대중은 최초로 정권교체에 성공한 대통령으로서 ‘보수 청산’, 노무현은 서민 대통령으로서 ‘기득권 청산’, 이명박은 정권을 되찾아온 대통령으로서 ‘좌파 청산’, 박근혜는 보수의 페르소나로서 ‘종북 청산’, 문재인은 촛불 대통령으로서 ‘적폐 청산’을 역사적 소명으로 생각한다. 과도한 당파적 자의식은 민생보다는 정치적 의제에 매몰되게 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노무현 대통령은 ‘4대개혁입법’,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동맹 복원’, 박근혜 대통령은 ‘통합진보당 해산’ 같은 정치적 이슈에 집중하다 민생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민주당은 민생지표가 나빠지고 있을 때, 정치적 메시지의 과잉을 경계해야 한다.”

박성민씨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이 6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전임 대통령들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높은 수치지만 추세가 심상치 않다.”고 했다. 그는 지지율이 50% 밑으로 급락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60% 밑으로 떨어지면 새로운 국면이 올 수 있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대로 떨어지면 당과 관료의 충성 강도가 미묘하게 달라진다.”고 보았다.

그는 과거 정권에서 보여준 패턴을 이렇게 정리했다.

“전당대회를 계기로 여당은 분열을 시작한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바뀐다. 총선 공천을 좌우할 지도부라 당 대표에게 줄을 서는 의원들도 늘어난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배신감을 느낄 때가 이즈음이지만 ‘누가 누구를 배신했는가는 따져봐야 한다’는 의원들이 하나둘 늘어가는 것도 이때다. 청와대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의 눈치를 봐야 하는) 당에 의해 가로막히기도 한다.”

박성민씨는 “집권 1년이 개혁의 골든타임이다. 그 시간을 놓치고 총선이 다가오면 개혁은 쉽지 않다. 문재인 정부도 이 구간에 들어서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신문의 신승근 논설위원은 [아침 햇발]이란 칼럼에서 “친문, 나이… ‘그래서 뭘 할 건데요?’”라는 평론을 냈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 1차 커트라인을 넘은 세 후보가 모두 친문인사들이다 보니, 감별성을 높이기 위해 ‘나이가 몇이냐’는 봉숭아학당과 같은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친문·나이 논란을 벌이느라 정작 중요한 비전이 뒷전으로 밀려선 안 된다. 대통령과의 친밀도만큼이나 난관에 봉착한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적 난제를 해결할 대책을 내놔야 한다. 협치, 개혁입법 관철, 정치자금법과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포부를 밝혀야 한다.”

이 논평의 결론은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도 비전을 보고 싶다. ‘나는 뭘 하겠다’고 소리 높여 외쳐달라.”는 것이다. 높은 지지율에 취해 집권당 대표 후보로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다는 충고라 할수 있다.

 

조선일보는 강천석 논설고문이 “박근혜 정부 닮아가는 문재인 정부”라는 칼럼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권의 재판(再版)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권이 '직접 민주주의'를 들먹이며 여당·야당·국회를 건너뛰어 국민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것도 박근혜 정권을 닮았다. 박 전 대통령이 주도했던 적폐 국회 청산 '국민 서명 운동'을 연상시킨다. 한국 정치에서 정치학 사전에 없는 '간접 민주 정치'라는 용어로 '대의(代議) 정치' '정당 정치'를 규탄했던 첫 사례가 1975년 유신헌법 국민투표 때였다. 박사모 극성에 국민들이 고개를 저으면서 박근혜 정권의 황혼이 시작됐다. 지금 '문빠'들 행태는 그때 박사모 이상이다. 다들 지긋지긋해 한다.

문재인 정권의 청와대 비서실 확대 명분은 '일하는 청와대'다. 그것도 박근혜 정권의 재판(再版)이다. 국민들은 박근혜 정권의 비서실장·수석비서관 이름은 기억해도 장관이 누구였는지는 모른다. '설치는 청와대'가 '노는 내각'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시각은 다르다. 경향신문의 외부칼럼과 한겨레의 내부 칼럼은 문재인 정부릐 앞날을 걱정했고, 조선일보는 과거를 닮아가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하지만 공통적인 논점은 정치 이념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말고,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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