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정치권에서 재소환되는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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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정치권에서 재소환되는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4.10.07 15: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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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최근 여의도 정치권이 민생 현안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정쟁에 휩싸인 모습을 보면서 기업을 잘 경영했던 인물이 대통령으로 국가를 경영한다면 훨씬 더 나을 것이라는 넋두리가 나온다. 일종의 현재 여야 정치권 모두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다.

대표적으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재소환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 경제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고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디딤돌로 전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데 이건희 전 회장의 혁혁한 공로가 있었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고도성장하는데 있어 대기업이 큰 혜택을 받았다고 하여 재벌로 폄하되고 숱한 정재계 로비 유착 관계로 ‘정경유착’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지만 우리 기업인들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되면서 이건희 전 회장의 리더십에 주목하게 된다. 그렇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국민들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미래 비전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권에 있는 셈이다. 

최근 정치판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과 평가는 냉혹하고 참담하기 그지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임기 최저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집권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윤 세력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한 세력으로 갈라져 내부 총질하기에 여념이 없다.

야당쪽은 더 가관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4개 혐의가 기소되어 재판 받느라 당 대표 수행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검사 탄핵이나 각종 청문회와 특검법 강행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이재명 방탄’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미 2심에서 2년 실형을 선고받아 놓고 있는 상태라 대법원 선거가 2심 확정으로 이어지면 언제라도 정치권을 떠나야 될 판이다.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국민들의 삶과 관련된 민생 현안이라도 처리하는 국회나 정치권의 모습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10월 국정감사는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정조준되어 있는 ‘김건희 국감’으로 벌써부터 흘러가는 국면이다.

특히 2030 MZ세대의 탈정치 심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자체적으로 지난 달 23~25일 실시한 NBS 조사(전국1005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5.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더불어민주당 26%, 국민의힘 28%로 나타났다. 20대(만18세 이상)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 비율이 무려 49%나 되고 30대는 무당층이 37%로 나왔다.

미디어 등을 통한 정치적 선동이나 유튜브 영상을 통한 ‘확증편향’으로 인해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을지 몰라도 실제 정당이라는 정치적 결사체를 통해 ‘실질적 효능감’을 체감하는 비율은 훨씬 낮을지 모르겠다. 정치적 무력감이나 정치적 불쾌감에 대한 수위는 실제로 확인되는 비중보다 더 높고 심각할 수 있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 와중에 삼성그룹을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도약시킨 고(故) 이건희 전 회장을 재소환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현상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이 전 회장은 어떤 지점에서 정치권과 명확히 구별되는 것일까.

첫 번째로 ‘혁신적 도전 의식’이다. 이건희 전 회장과 관련되어 가장 많이 알려진 어록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다. 삼성그룹 임원들 앞에서 불호령을 내린 지시였다고 한다. 이 전 회장은 불량률과 고장율이 높은 휴대폰을 공장 앞에서 모두 태우며 ‘세계 최고’와 ‘기술 제일’을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이쯤하면 괜찮겠지’ 라는 무산안일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의 품질을 가진 최상의 제품을 만들지 못하면 무한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상기시켰다. 

두 번째로 고 이건희 회장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람을 아끼는 인재 제일주의’이다. 능력이 있고 기술을 가진 인재를 모시는 일이라면 앞뒤를 가리지 않았다. 아무런 효능도 가져오지 못하는 현실의 정치판을 바라보면서 일반 대중들마저 한국 경제 성장의 거인이었던 이건희 전 회장을 그리워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지만 안타까운 일이다. 구태에 빠져서 진영 간 대결에만 몰두해 있는 정치권을 혁파할 거인은 어디에도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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