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예한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한 질문에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답변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이에 국내 정유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고, 그중 흥구석유가 4일 20% 급등해 눈길을 끌고 있다.
흥구석유는 오후 2시 26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0.13%(3770원) 오른 2만 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흥구석유는 3거래일 연속 강세로 해당 기간 동안(9월 30일~10월 4일) 총 30% 넘게 오르는 중이다. 이외에도 정유 관련주는 일제히 오름세다. 같은 시간 한국석유는 전 거래일 대비 12.54%(2390원) 오른 2만 1450원에 거래 중이다. S-Oil(3.32%), 극동유화(5.25%) 등도 줄줄이 강세다.
이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중동에 전운이 감돌자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으로 평가된다. 3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61달러(5.15%) 뛴 배럴당 73.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도 국제 유가를 밀어올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이스라엘과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이날 플로리다 및 조지아주 허리케인 피해 지역 방문을 위해 출발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물음에 "제 생각에 그것은 좀…"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시사한 뒤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 중(in discussion)"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보복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우리는 이스라엘에 허가하는 것이 아니라 조언하고 있다"고 말한 뒤 "오늘(3일)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한다는 사실을 기정사실화하지는 않았지만, 공격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는 사실이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이란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 암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지난 1일 이스라엘을 향해 약 20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란에 즉각 재보복을 천명해 중동의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란 측은 이스라엘이 보복할 경우 재보복을 실행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전면전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가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정세 악화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공급망 압력이 높아질 경우 유가 급등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되면 유가 급등으로 최근 진정세인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11월 대선을 앞두고 유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힘써 온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는 큰 부담이다. 이에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을 막기 위해 미국과 주요 산유국 등이 오일쇼크 가능성 차단에 주력하고 이스라엘도 이를 고려해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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