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맥쿼리 혹평에 연내 신저가 재경신...'5만전자'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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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맥쿼리 혹평에 연내 신저가 재경신...'5만전자' 터치
  • 이예한 기자
  • 승인 2024.10.02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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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장중 5만 9900원까지 내려 52주 신저가 경신
맥쿼리, 삼성전자 목표주가(12만 5000원→6만 4000원) 하향
삼성전자.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이예한 기자] 삼성전자가 전 거래일에 이어 연내 신저가를 새로 갈아치웠다. 장중 '5만전자'까지 내리면서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의 하락은 외국계 투자은행(IB) 맥쿼리가 삼성전자에 대한 혹평을 내놓으면서 투심이 약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한 달간 18.46% 내리는 등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0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16%(100원) 내린 6만 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최저 5만 9900원까지 내리면서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지만, 장중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하락 폭이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 원을 밑돈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맥쿼리는 삼성전자에 대해 '병약한 반도체 거인'으로 평가하면서 목표주가를 절반 가까이 하향해 투심을 꺾었다. 맥쿼리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 5000원에서 6만 4000원으로 대거 하향했고, 투자의견은 '매수'(아웃퍼폼)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맥쿼리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다운 사이클에 진입함에 따라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D램 등 메모리 공급과잉에 따라 평균판매가격(ASP)이 내림세로 전환한 가운데 전방산업 수요 위축이 실적 둔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짚었다. 이에 "상황에 따라 (삼성전자)가 D램 1위 공급업체 타이틀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에 HBM3E 납품이 늦어지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으로 짚었다. 맥쿼리는 AI(인공지능) 가속기에 필수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엔비디아 납품이 늦어져 주가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맥쿼리는 "삼성전자가 패할까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팹(생산공장) 가동이 2026년까지 연기됨에 따라 비용 부담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우리는 오랫동안 삼성 파운드리 사업에 부정적이었다"며 "안타깝게도 상황은 더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것도 반도체주 투심 약화에 힘을 실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단행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미국증시 3대지수가 하락 마감한 가운데 1일(현지시간) 반도체주 대장주 엔비디아(-2.86%)을 비롯해 브로드컴(-2.92%), AMD(-2.64%), 마이크론(-3.28%) 등이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86% 급락했다. 

삼성전자 주가 그래프. 사진=구글
삼성전자 주가 그래프. 사진=구글

국내 증권사도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꾸준히 내려잡고 있는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은 2일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 9만 5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신한투자증권이 예측한 올해 3분기 삼성전자 매출액은 81조 원, 영업이익은 10조 2000억 원으로 이는 영업이익 전망치는 컨센서스(11조 2000억 원)를 밑도는 수치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하회하는 스마트폰(MX) 수요, 구형(레거시) 메모리 수요 둔화, 전 분기 대비 비메모리 적자 폭 확대, 경쟁사 대비 늦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진입까지 반도체(DS) 부문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 영향과 일회성 비용(약 1조 5000억 원)도 수익성 훼손을 야기했다"며 "3분기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목표가를 하향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연내 HBM 시장에서의 성과가 확인된다면 반등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고 현재 주가는 역사적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 하단 부근으로 악재는 대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며 "중장기 관점의 매수 접근을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한편, 이번 달 반도체주에 변수가 될 만한 이벤트가 대거 대기 중이다. 우선 오는 7~9일 엔비디아가 미국 워싱턴DC에서 AI 서밋을 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산업 성장과 관련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16일에는 첨단 반도체 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네덜란드의 ASML의 실적, 17일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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