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예한 기자] 삼성전자가 끝없는 주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삼성전자는 9월 30일 4%대의 약세로 연내 신저가를 경신해 '6만원선' 조차 위태로운 모습이다. 9월 한 달간 4거래일을 제외한 모든 날 하락했고, 총 18.46%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21%(2700원) 내린 6만 1500원에 종가를 기록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9월 들어 하루 기준 최대 낙폭이며, 지난 23일 이후 5거래일 만의 연내 신저가 재경신이다.
삼성전자의 30일 약세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내리면서 투심이 약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중국 당국이 자국 내 기업에 엔비디아 제품 대신 중국산 칩을 구매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2.13% 내렸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엔비디아 AI 칩 구매 금지 소식에 반도체 투심이 악화하며 반도체 업종이 약세"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블룸버그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들에 AI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할 때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중국용 AI 반도체(H20)를 구매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린 점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 회장은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앞서 같은 혐의로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지 7개월 만이다.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시장 둔화를 이유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와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투심 약화에 힘을 보탰다. iM증권은 30일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4조 6000억 원에서 11조 2000억 원으로 낮추고 2024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47조 원에서 39조 7000억 원으로 햐항 조정했다. 이를 반영해 목표 주가는 기존 8만 7000원에서 7만 7000원으로 내렸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3분기 D램, 낸드 평균판매가격(ASP) 인상폭이 일부 모바일 고객향 가격 하락에 따라 당초 시장 기대를 밑도는 10%, 7% 상승에 그칠 전망"이라며 "중국향 출하 부진에 따라 출하량 증가율도 기존 가이던스를 하회할 듯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 PC와 스마트폰 고객들의 메모리 반도체 구매 강도가 다소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지난 2분기부터 시작된 고객들의 재고 재축적이 어느 정도 종료됐을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향후 경기·업황 둔화 리스크와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주가 반등 가능성을 모두 감안해 포트폴리오 내 삼성전자를 '시장비중(Market-weight)'으로 유지하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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