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1월 5일(현지시각) 미국 전역에서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현직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전직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중 한 사람이 다음 미국 대통령으로 결정된다.
미국 선거는 우리와 달리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으면 그 주의 대통령 선거인단을 모두 싹쓸이 해가는 승자 독식(Winner-takes-All) 시스템이다.
미국의 50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 DC 중에서 메인 주와 네브래스카주는 예외적으로 승자 독식이 아닌 득표 비율에 따라 선거인단을 나눠가지는 구조다. 즉 아무리 전체 득표율이 앞서더라도 각 주에서 승자 독식 방식으로 끌어 모은 선거인단(전체 538명)에서 이기지 못하면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전체 득표에서 이겼지만 대통령은 트럼프 후보의 차지였다.
현재 판세는 말 그대로 초박빙이다. 특히 선벨트와 러스트벨트 경합주의 조사 결과는 동률일 정도다.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투표 의향층 유권자 1348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19∼24일 조사(이하 미국 현지시간)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두 후보의 지지율은 49%로 같았다.
노스캐롤라이나와 마찬가지로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조지아주에서 마리스트가 같은 기간 진행한 여론조사(투표 의향층 1220명 대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로 49%의 해리스 부통령과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관의 애리조나주 조사(1264명)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50% 대 49%로 판세가 박빙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최종적인 선거 결과는 지지층의 투표 여부에 달려있다. 즉 지지층 투표율이다.
미국 대선에서 후보의 지지층 투표율에 영향을 줄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다. 스위프트는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지난 9월 10일 자신의 SNS에서 밝혔다.
스위프트는 “2024년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에게 투표할 예정”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어 “해리스가 권리와 대의를 위해 싸운다”며 “그들을 옹호할 전사가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 젊은 층에 영향력이 큰 그가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을 하면서 초접전 양상인 이번 대선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테일러 스위프트는 젊은 유권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사전 투표를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특히 처음 투표하는 유권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투표하려면 등록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사전 투표는 훨씬 쉬워졌다. 어디에서 등록할 수 있는지, 사전 투표 일정과 관련 정보는 스토리에 올리겠다”고 했다. 즉 스위프트 효과는 ‘사전 투표율’이다.
사전 투표가 절정을 이룬 것은 2020년 대선 때였다. 미국 대선의 사전 투표는 2012년 33%, 2016년 40%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는데, 2020년 대선 때는 무려 69%까지 급증해 사실상 사전선거가 대선의 승패를 갈랐다는 지적이다. 2020년이 코로나 팬데믹 국면이었던 점을 상기한다면 올해 미국 대선에서 사전 투표율이 69%까지 되기는 힘들지만 50%가 넘는다면 해리스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사전 투표율이 50%미만이라면 오히려 트럼프 후보에게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2020년의 경우 트럼프 후보는 우편으로 진행되는 사전 투표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또한 우편으로 하든, 직접 투표소에 가든 사전 투표를 하라고 독려하고 있어 이것이 사전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사전 투표율에 결정적 영향을 줄 인물이 바로 테일러 스위프트다. 약 3억 명에 가까운 SNS 팔로우를 가지고 있는 스위프트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를 선택했다.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사전 투표율을 끌어올리는데 일급 도우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위프트가 해리스 후보의 도우미를 자처하며 사전 투표율을 50%이상 견인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할지가 최대 변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백인 남성 유권자들의 반대 급부 결집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래저래 이번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