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한국사람들만큼이나 라면을 좋아한다.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으로 볼 때, 한국이 73.7개로 세계 1위이고, 그 다음으로 베트남이 53.5개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1인당 평균 소비량이 연간 13.3개임을 감안할 때 베트남인들의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세계 평균치보다 4배 이상 높다.

베트남의 연간 라면 소비량은 2017년 기준으로 50억6,000만개로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인도 다음으로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의 라면 수입시장은 그다지 크지 않다. 현지에서 생산된 라면이 대체로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작은 수입시장에서 한국산 라면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산 라면 수입액은 1,500만 달러를 웃돌아 1위를 차지했으며, 2위인 중국보다 2배 이상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한국 기업의 경우 대표적으로 농심, 팔도, 삼양 등이 진출해 있으며, 2012년 베트남 라면시장에 진출한 팔도는 한국 라면 이미지를 강조한 브랜드로 ‘코레노(KORENO)'를 출시해 베트남 소비자들의 이목을 끈 바 있다.

베트남 수입라면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 전통 재래시장에서는 보기 어렵고, 현지 대형마트와 일본계와 한국계 마트를 중심으로 수입산 라면의 유통채널이 확대되고 있다.

현지에서 한국 식품을 유통하는 마케팅 담당자는 “일반적으로 베트남 소비자들은 한국산 라면이 현지 라면에 비해 맛이 더 좋다고 느끼며, 면발이 더 굵어 한끼 식사로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류의 영향이 라면 소비 증가에 큰 몫을 하긴 했지만, 한국 수입라면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에 제품 차별화와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 고 말했다.

베트남 라면시장의 선두주자는 일본계 투자기업인 Acecook Vietnam으로, 1993년 베트남 진출 이후 베트남 라면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시장 경쟁으로 이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2010년 48.2%에서 2017년 36.2%로 10% 이상 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Acecook Vietnam의 주요 경쟁력은 베트남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쇠고기, 해산물, 매콤한 맛등을 기미한 현지화된 제품 라인업, 그리고 일본의 라면 제조 기술력 및 철저한 품질관리 등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베트남 전역에 걸친 유통망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20여개의 라면 브랜드를 공급하고 있으며, 현지인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제품인 Hao Hao(하오하오) 브랜드를 포함해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이외에 ▲ ‘건강한 라면’으로 인기를 얻은 Masan Consumer ▲ 농촌지역에서 사랑받는 라면, Uniben JSC 등이 경합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경제가 성장하면서 중산층들이 삶의 질을 중시하면서 건강한 먹거리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라면 시장에서도 영양성분과 더불어 가공 과정에도 관심도가 높아져 튀기지 않은 라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육류와 채소류를 함유해 맛과 건강에 초점을 둔 프리미엄 라면 브랜드가 인기를 얻는 추세다.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은 현지 라면시장 선두브랜드 소비에 익숙한 현지인들의 소비성향과 저렴한 현지라면 제품 특성으로 한국산 라면이 가격으로 경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한국산 라면의 판로 확대를 위해 현지 유통망을 확대하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도시 중심의 중산층 시장을 공략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