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예한 기자] 이번주 SK하이닉스가 약 한 달 만에 주가 18만원선을 회복해 주목된다. 앞서 모건스탠리의 혹평에 주가 급락을 보였지만 마이크론의 '어닝서프라이즈'에 업황 우려가 불식되면서 주가 강세를 보인데 이어 현존 HBM 최대 용량인 36GB HBM3E 12단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는 호재를 밝히면서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는 6거래일 연속 오름세로 이번주 내내 상승했다. 6거래일 동안(9월 20일~27일) 총 19% 크게 올랐다. SK하이닉스는 27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60%(2900원) 오른 18만 3800원에 종가를 기록했다. 이번주 26일 종가는 18만 900원으로 지난 8월 23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18만 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현존 고대역폭 메모리(HBM) 최대 용량인 36GB HBM3E 12단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는 호재를 26일 밝혔다. 회사는 양산 제품을 연내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으로, 지난 3월 HBM3E 8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고객에게 납품한지 6개월 만에 양산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이 제품의 공급처는 엔비디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이 AI 메모리에 필수적인 속도, 용량, 안정성 등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동작 속도는 9.6Gbps로 현존 메모리 최고 속도다. 특히 AI 학습 훈련에서 속도를 크게 높였다. SK하이닉스의 신제품 4개를 탑재한 단일 GPU로 메타의 거대언어모델(LLM)인 '라마3 70B'를 구동할 경우 700억 개의 전체 파라미터를 초당 35번 읽어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AI Infra담당)은 "당사는 다시 한번 기술 한계를 돌파하며 시대를 선도하는 독보적인 AI 메모리 리더로서의 면모를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AI 시대의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착실히 준비해 '글로벌 1위 AI 메모리 프로바이더(Provider)'로서의 위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모건스탠리가 지난 9월 15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절반 넘게 내리고, 투자의견도 '비중 확대'에서 '축소'로 대폭 하향하면서 추석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이던 지난 19일 SK하이닉스는 6.14%의 급락을 보였다. 다만 '메모리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주 투자 심리를 개선시켰다. 마이크론의 호실적이 최근 시장에 확산된 반도체 업황 우려를 한결 덜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또 이에 따라 다음달 말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25일(현지시간) 발표를 통해 2024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이 77억 5000만 달러(10조 3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3%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76억 6000만 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제품별로는 D램 93%, 낸드 99.2% 각각 전년 대비 매출이 늘었다. 가격도 D램은 두자릿수 후반, 낸드는 한 자릿수 후반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17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사상 최고 경쟁력을 갖춘 채 새로운 회계연도에 들어섰다"며 "새로운 회계연도의 1분기에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하는 것은 물론,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에 대해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인한 데이터센터의 D램 수요가 긍정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HBM 매출액은 내년 수조 원 단위의 매출액을 기대하고 있어 일반 D램 수급은 빠듯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HBM은 삼성전자의 HBM3E 공급 우려로 인한 공급과잉 이슈가 존재하나, 내년까지 HBM은 ‘매진’이라고 언급해 HBM 공급과잉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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