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되는 트럼프와 문재인 정부의 경제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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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되는 트럼프와 문재인 정부의 경제성적표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7.2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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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미국 성장률 4.1%, 올해 3% 이상 성장…한국은 2.9%

 

거대한 몸집의 코끼리가 한때 날렵했던 호랑이보다 빨리 뛰고 있다. 1970~80년대 네 마리의 호랑의 하나로 칭찬받으며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한국 경제는 미국 경제 성장률보다 뒤치지며 주저앉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GDP 산출방식은 한국의 산출방식과 다르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2분기 성장률 0.7%와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연간 GDP 성장률 전망치를 논할땐 같은 개념을 쓴다.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 4.1%는 2014년 3분기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며, 지난 1분기의 2%에 비해서는 높다. 3분기와 4분기에도 2분기만큼의 좋은 숫자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미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3%를 거뜬히 넘을 것으로 경제전문가들 사이에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연 3% 이상의 성장률 궤도에 올랐다. 올해는 실질성장률 3%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예상이 현실가능한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 자료: 미국 상무부

 

우리 경제는 1분기 성장률 1%에서 2분기 0.7%로 가라앉았다. 한국은행도 올해 성장률을 2.9%로 하향조정했다.

IMF가 추정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3.9%다. 미국은 경제 덩치가 크기 때문에 세계경제 성장률을 따라가긴 힘들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12배 경제 규모의 미국 경제가 3% 이상의 성장속도를 내는 것은 대단한 에너지를 내뿜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경제규모를 운용하는 우리나라가 세계경제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실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자료: 한국은행

 

미국 경제를 강하게 밀어붙인 원동력은 트럼프의 감세정책이다. 세금을 대폭 깎아줘 미국인들의 소비여력이 커졌고,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활성화되었다.

결정적인 것은 기업 투자가 활발해졌다는 사실이다. 이번 상무부 발표에서 비주거 투자부분이 1분기에 11.5%, 2분기에 7.3% 증가했다. 집짓는 것 이외의 투자, 즉 제조업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는 의미다. 세금을 깎아주니 기업들의 투자여력이 생겼고, 기업들이 그 여유자금으로 공장을 짓고 자원개발에 대거 투자한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비주거부문의 지출(nonresidential spending)이 GDP 성장률이 1%포인트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행 통계를 들여다보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2분기에 0.3%로 1분기의 0.7%보다 줄었고, 설비투자, 건설투자, 지적재산생산물 투자등 투자부분이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되었다. 소비가 위축되고 투자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빠져든 것이다.

 

▲ 자료: 미국 상무부

 

여기서 미국과 한국 정부의 경제운용방식에 차이점을 드러낸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을 깎아줘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을 늘리고 기업의 투자여력을 넓혔다. 그것이 소비와 투자로 흘러들어가 경제활성화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말 발표된 트럼프 행정부의 세계개편안은 올해 적용되어 법정 법인세율이 35%에서 21%로 인하되었다. 2018년 미국 기업의 평균 실효세율은 21%에서 9%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자본집약적인 부동산, 교통, 에너지, 의료서비스 등 업종이 이번 세제 개혁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세제 개혁이 "미국 기업에 '만루홈런'될 것“이라고 반겼는데, 실제로 미국 경제가 모처럼 만루홈런를 친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에 비해 문재인 정부는 증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부자와 기업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을 늘려 소비로 확대하는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론을 펼쳤다. 그 결과는 역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확대는 고용 악화로 나타나 소비를 위축시켰고, 기업의 투자의욕을 감퇴시켰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한국경제에서 2분기에 기업 투자부분은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주 원인이 되었다.

트럼프 정부나 문재인 정부 모두 1년 남짓한 집권 기록을 갖고 있다. 트럼프가 조금 더 길다. 하지만 그 정책의 성적표가 이제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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