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윤석열-한동훈 회동, ‘지지율’ 숙제부터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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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윤석열-한동훈 회동, ‘지지율’ 숙제부터 풀어야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4.09.23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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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24일 만찬 회동으로 드디어 만난다. 의정 갈등 해소, 민주당의 특검법 통과에 대한 대응 등 많은 긴급 현안들이 있지만 급선무 주제는 ‘지지율’이다. 윤·한 회동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에게 공동으로 분기점이 된다.

한국갤럽이 추석 명절 직전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당정 동반 위기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0~12일 실시한 조사(전국1002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0.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 20%,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70%로 나왔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정당 지지율을 물어 본 결과 국민의힘 28%, 더불어민주당 33%, 조국혁신당 8%,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 26%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동반 추락이다.

자료=한국갤럽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를 물어보았는데 '의대 정원 확대'(18%), '경제/민생/물가'(12%), '소통 미흡'(10%), '독단적/일방적'(8%), 전반적으로 잘못한다'(6%), '외교'(4%), '김건희 여사 문제', '통합·협치 부족'(이상 3%)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의대 증원이 2주 연속 부정 평가 이유로 최상위 자리를 차지했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 모두 심각하다.

이번 만찬은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예고된 회동이다. 윤 대통령은 원래 지난 달 30일로 예정되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추석 명절 이후로 연기했었다. 8월 29일 진행된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 및 기자 회견이후 만찬을 잡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독립기념관장, 고용노동부 장관 등을 둘러싼 인사 논란과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만찬 연기의 빌미가 되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윤·한 회동은 당초 일정이 무산되었지만 그 틈을 타 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대표 사이의 대표 회담은 이달 1일 진행되었다.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빅 3의제라 불렸던 채 상병 특검법 제 3자 추천안,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여부, 전 국민 25만원 복지 지원금 등 중요 현안은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특히 의정 갈등을 놓고 여야 대표가 머리를 맞댔지만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윤·한 회동이 명절 이후로 연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 중 친한계에 속하지 않는 최고위원과 전당 대회에서 한 대표와 경쟁자였던 윤상현 의원을 ‘번개 만찬’에 초대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동훈 패싱설’로 번지기도 했다. 천신만고 끝에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만나는 회동이므로 두 번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지지율을 보면 더 추락하게 되면 핵심 지지층으로부터도 버림받기 십상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구경북은 긍정 35%, 부정 57%로 부정적 평가가 20%포인트 이상 더 높다. 전 연령층에서 긍정보다 부정이 더 높은 가운데 그마나 핵심 지지층 기반이었던 70대 이상 응답층에서 긍정 37%, 부정 48%로 나왔으니 말이다.

임기 들어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던 주부층마저  부정이 이제는 긍정보다 30%포인트 더 많다. 보수층도 긍정보다 부정이 더 높고 응답자 특성으로 분석할 때 긍정이 더 높은 계층은 ‘국민의힘 지지층’밖에 없을 정도다.

한동훈 대표 역시 당 대표로 역할을 시작한지 60여일이 다 되어 가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장 벅찬 상대인 윤석열 대통령 그리고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관계가 정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과 갈등이 아니라 한 대표 주도로 당을 충분히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서는 법적인 이슈는 대통령실 주도로 대응한다고 하더라도 여론 차원의 대응 가능한 즉 ‘국민 눈높이’에서 김 여사 논란을 해소할 정치적 공간을 윤 대통령과 회동을 통해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20% 지지율로 국정 동력을 살려나갈 수 있는 대통령, 28% 지지율로 여소야대(與小野大)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 여당 대표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답은 이미 정해졌다. 윤·한 협력을 통해 얼마나 대통령의 지지율 그리고 정당 지지율을 올릴 수 있을지에 따라 집권 세력의 운명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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