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강태윤 통신원] 태풍 야기는 올해 아시아를 강타한 가장 강력한 폭풍으로, 미얀마에서 최소 226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50만명 이상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미얀마의 경우 내전으로 인해 국토가 피폐해진 상황에서 태풍 야기로 인해 피해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얀마는 폭우로 인해 하천의 수위가 상승하면서 수도 네피도(Naypyidaw)를 포함한 84개의 타운쉽에서 기반 시설과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으며, 공식 자료에 따르면 70명 이상이 실종된 상태다.
미얀마 정부는 18일 전국에 걸쳐 438개의 구호 캠프를 포함해 수만 명의 사람들이 피난했으며, 15만8000채 이상의 주택이 물에 잠기고 2116채가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태풍 야기의 영향이 심각해지면서 미얀마 군부 총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은 이례적으로 해외 원조를 요청했다. 그는 "정부 관료들이 외국과 연락해 구조 및 구호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현지언론과 기자회견을 통해 말했다. 미얀마는 현재 인접 국가인 인도로부터 건조 식량, 의류, 의약품 등을 포함한 10톤의 원조를 받았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미얀마에서의 사망자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The United Nations 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 OCHA)은 태풍 야기로 미얀마에서 63만1000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엔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여러 출처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수백 명이 사망했고, 실종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와 인접해있는 태국에선 태풍 영향으로 인한 폭우로 태국 북동부 농카이(Nong Khai) 주 일부 지역에 홍수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개인 차량을 높은 지대로 옮기고 자택 주변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방어하고 있다.
태국 농카이 메콩 수문 관측소는 지난 15일 오전 9시께 메콩강 수위가 13.67미터에 도달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전날보다 57센티미터 상승한 수치로, 최근 폭우로 인해 1.47미터 넘쳐흐른 상태이다.
수문 관측소 예보에 따르면, 지속적인 강우로 인해 수위가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홍수가 더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의 폭우는 태풍 야기가 원인으로, 필리핀에서 미얀마까지 동남아 전역에 걸쳐 광범위한 피해와 수십 명의 사망자를 초래했다. 특히 태국 북부의 치앙라이(Chiang Rai) 지역에선 수년 만에 가장 심각한 홍수가 발생했다.
수퍼 태풍 야기의 피해가 가시기도 전에, 현지시간으로 18일 오전 9시 기준, 남중국해의 파라셀 군도 동쪽 약 213km 지점에 위치한 열대성 저기압은 서쪽으로 시속 15km로 이동하고 있다. 앞으로 48시간 내 베트남 중부 다낭(Da Nang) 동쪽 120km 지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시속 20km로 서남서쪽으로 이동해 베트남-라오스 국경으로 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저기압은 이 지역에 폭우를 일으키며 선박 운항 금지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꽝남(Quang Nam)성 호이안(Hoi An)시는 18일 오전부터 모든 관광객 운송 선박 운항을 중단했다. 18일 오전 7시부터 19일 오전 7시까지 꽝남성의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75mm의 강우량이 기록됐으며, 향후 48시간 동안 총 강우량은 400m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호이안과 인접한 다낭에선 18일 자정부터 19일 오전 7시까지 최대 100mm의 비가 내렸다. 폭우는 도시 전역에서 계속됐으며, 레 주언(Le Duan), 함 응이(Ham Nghi), 응우옌 반 린(Nguyen Van Linh), 꽝 쭝(Quang Trung)등 주요 도심 거리가 물에 잠겼고, 여러 지역에서 교통이 마비되었다. 다낭에는 20일까지 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저지대에서 홍수와 산사태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다낭이 위치한 꽝남성의 북쪽인 꽝찌(Quang Tri)성과 꽝빈(Quang Binh)성도 폭우에 대비하고 있다. 꽝찌성에서는 5564명의 선원이 탑승한 2278척의 선박이 피난처를 찾도록 지시했으며, 꽝빈성은 19일 자정부터 선박 운항을 금지할 예정이다.
북부의 막대한 태풍 피해로 시름하는 베트남은 중부 지역까지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초 긴장 상태에서 상황을 시시각각 확인하며 대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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