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 국채가격이 '불 스티프닝(장기 금리가 떨어져 커브가 평평해지는 것을 말하나)'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 컷(50bp 금리인하)' 확률이 더 커짐에 따라 단기물로 매수세가 집중되며 국채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고 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6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 기준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2.00bp 내린 3.63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같은 기간 4.20bp 떨어진 3.534%를 가리켰다. 30년 만기물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60bp 밀린 3.961%에 거래됐다.
10년 만기와 2년만기 간 금리 차이는 전날의 7.4bp에서 9.6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번 주 들어 시장에선 9월 FOMC 회의에서 빅 컷 가능성이 25bp 인하 확률보다 더 높다고 보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18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을 63%로 반영했다. 반면 25bp 인하 확률은 37%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주 초에는 15% 수준까지 줄었던 빅 컷 가능성이 50% 수준으로 반등하더니 주말을 지나면서 25bp 인하 확률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FOMC 회의를 앞두고 전현직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가 적극적으로 언론 활동에 나서면서 50bp 인하 분위기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삼의 법칙'을 고안한 클라우디아 삼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가 언론 인터뷰에서 50bp 인하론을 강조했다.
현재 뉴센추리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삼은 지난번 통화정책 회의 이후 두 달간 연준은 더 좋은 인플레이션 지표를 얻었다며 "인플레이션 지표만으로도 25bp의 인하가 단행하고 고용시장 악화에 대비해 50bp 인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싱가포르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50bp 인하를 단행할 근거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분위기에 빅 컷 기대감이 커지면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물 위주로 매수세가 강하게 몰리고 있다. 2년물 금리는 이날 장 중 2022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씨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9월 FOMC 회의 첫날인 17일 발표되는 8월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연준의 금리인하 폭을 결국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매판매 지표가 충분히 약하다면 연준은 50bp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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