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의 지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기대에 부합해 상승했다.
미국 노동부는 8월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2%)에 부합하는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1.7% 상승했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0.2% 상승을 예상한 전문가 전망을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3.3% 올랐다.
최종 수요 재화 가격이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문 반면 최종수요 서비스 가격이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지난 7월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에서 보합으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의 생산자물가는 지난 5월 이후 전월 대비 상승률이 0.0∼0.2%에 머물며 인플레이션 둔화세 지속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도매물가로도 불리는 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진다.
PPI의 전년동기대비 상승률은 올해 2월 이후 처음으로 2%대를 밑돌았다. 물가 상승세가 6개월 만에 가장 둔화한 것이다.
식품과 에너지, 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8월 근원 PPI는 전월대비 0.3% 상승했다. 이는 전월치와 같은 수준이었다.
8월 근원 PPI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3.3% 상승했다. 전월치인 3.2%보다 상승 폭이 약간 커졌다.
8월 PPI에서는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8월 서비스 지수는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이는 지난 7월 하락세를 나타냈던 서비스 지수가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숙박업 렌탈 서비스의 가격 상승이 서비스 지수의 상승을 촉발했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8월 상품 지수는 전월과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전월(0.6% 상승)보다 상승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에너지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며 상품 가격 상승세를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PPI 지표는 전일 공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인플레이션이 전체적으로는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줬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 컷'보다는 25bp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더욱 확실해졌다고 봤다.
스파르탄 캐피털 마켓츠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PPI 수치는 연준이 시장이 예상한 만큼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해준다"고 말했다.
폴 애쉬워드 캐피털이코노믹스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월 PPI 지표는 연준에게는 인플레이션이 잡혔다는 안도감을 줄 것"이라며 "아직 항복하지 않은 주택 가격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장벽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 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50bp '빅 컷' 인하할 확률은 13% 정도를 나타냈다. 25bp 인하 전망은 87%였다.
이날 PPI 지표의 시장 영향은 크지 않았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전략가들은 "지난 3년간, CPI와 PPI는 가장 중요한 경제 지표들이었다"며 "이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서 고용으로 시선을 옮기면서 전일 발표한 CPI도 평소보다 훨씬 덜 주목받았으며 이날 PPI가 발표된다는 걸 몰랐던 트레이더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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