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카드론·저축은행 신용대출 매일 점검
당국 '풍선 효과' 주시에 2금융도 대출 문턱 높여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시중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 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을 모니터링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감지되면 추가 규제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2금융권 가계대출은 2022년 10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에 이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전 ‘막차 수요’까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이 각각 3000억원, 2000억원 씩 늘어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여전사의 가계대출이 7000억원, 저축은행이 4000억원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지속했다. 보험권의 경우 지난달 가계대출이 3000억원 늘며 증가 전환했다. 다만 상호금융권은 감소세를 유지했다.
금융당국은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 따른 풍선효과가 2금융권 주담대에 이어 신용대출에까지 나타날지 점검에 나섰다. 우선 이번 주부터 카드사의 카드론과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매일 점검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미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상호금융과 보험사 주담대 증감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당국은 필요시 카드론 한도 축소와 같은 추가 규제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7월 말 카드론 잔액은 전월 대비 6207억원 증가한 41조 22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같은 흐름에 2금융권도 대출 한도 조이기에 나섰다. 실제 급전 마련을 위해 저신용 소비자가 이용했던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분기 1조 1031억원으로 1분기 말(1조 1608억원)과 비교해 5.0% 감소했다.
보험사들도 주담대 문턱을 높였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 3일부터 유주택자의 주택 추가 취득 목적의 주담대를 차단했다. 또 기존 1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하기로 하고 대출을 받는 '즉시처분조건부 대출'과 일정 기간 이후 원금을 갚는 형태인 거치형 대출도 중단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5일 주담대 신청 접수를 조기 마감했다. 이달 '홈드림 모기지론' 물량이 첫 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모두 소진되면서다. 한화생명에서 주담대를 받으려면 10월 이후 실행 물량을 신청해야 한다. 내달 신청분부터는 주담대 적용 금리가 연동형 0.4%p, 3년 고정형 0.5%p, 5년 고정형 0.3%p씩 각각 오른다.
삼성생명, 한화생명에 이어 교보생명도 다주택자 주담대 제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NH농협손보가 지난 6일부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한 주담대를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지난 10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한 입장을 '강한 개입'에서 '자율 규제'로 선회하면서 추가 후속 조치에 나설 보험사는 적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2금융권에서의 풍선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카드론 등 서민들 급전창구가 막히게 될 경우 취약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몰리는 등 오히려 연쇄적인 풍선 효과가 일어날 수 있어 신중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9월부터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과 함께 은행권이 취급하는 수도권 주담대에 대해서는 강화된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은행권에서도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리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9월에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을철 이사 수요 및 부동산 가격 상승세,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인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언제든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신용대출과 2금융권 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부채 증가 양상과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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