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이번 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금리인하 폭을 결정하는 데 막판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시장에서는 연준이 0.25% 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지만 물가 지표가 생각보다 낮게 나올 경우 연준이 0.5%포인트 인하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리 옵션시장에서는 내년 1월 말까지 남은 4번의 금리 결정 회의에서 적어도 두 번의 빅컷(0.5% 포인트 인하)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11일(현지시간) 8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한다. 이어 12일에는 도매물가 지표인 8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내놓는다.
연준의 최근 주된 관심이 인플레이션 억제보다는 고용시장 안정으로 옮겨가긴 했지만 지난 6일 나온 일자리 통계에서 이번 금리인하 폭을 가늠할만한 별다른 단서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주 나오는 2개의 물가 지표가 금리인하 폭 예측에 참고할 수 있는 마지막 지표가 된 셈이다.
씨티그룹의 베로니카 클라크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지금 물가 지표는 연준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고용지표에 뒤처져 있다"면서 "하지만 오는 18일 첫 금리 인하 폭을 결정하는 데 있어 시장과 연준 관계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기 때문에 8월 물가 지표는 금리인하 폭 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존스 시장 전망치는 명목 CPI나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모두 전월 대비 0.2% 상승을 예상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각각 2.6%와 3.2%의 상승률이 나온다.
PPI 역시 명목과 근원 모두 0.2% 상승을 예상한다.
연준은 일반적으로 장기 추세를 더 잘 보여주는 근원 물가 지표를 더 강조하는데, 근원 CPI가 3.2%로 나온다면 연준의 장기 목표치 2%에 근접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 수치가 아직 높다고 해서 연준이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연준이 CPI에 신경을 쓰기는 하지만 이를 인플레이션 평가의 주요 척도로 여기지는 않는다.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를 더 선호한다. 7월 명목 PCE는 작년 동월 대비 2.5% 상승한 바 있다. 7월 근원 PCE는 2.6%였다.
물가상승률 절댓값만큼이나 방향성도 중시하는데 지난 수개월간 인플레이션은 완만하게 둔화하는 추세다. 8월 CPI의 12개월 전망치도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연준의 관심이 물가 상승 억제보다는 노동시장 안정에 가 있어 최근의 일자리 둔화 추세를 감안하면 금리인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기준으로 CME 그룹 페드워치 금리선물 시장 상황을 보면 이달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71%다.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29%다.
현재로선 스몰컷(0.25% 포인트 인하)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0.25% 포인트 인하는 충분하지 않은 만큼 빅컷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사무엘 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개월 뒤에는 고용 둔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면서 "11월 회의까지 2개월 고용지표가 더 나온 뒤에는 큰 폭의 금리 인하를 해야 하는 근거가 압도적으로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의 일반적인 예측은 9월 0.25% 포인트, 11월 0.5%포인트, 12월 0.25%포인트 인하다.
금리 옵션 시장에서는 좀 더 공격적인 인하를 전망한다.
연말까지 1.1%포인트, 내년 1월 말까지는 1.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다. 1월 말까지 통화 정책회의가 4번 남았으므로 1.5%포인트가 낮아지려면 적어도 두 번은 빅컷을 해야 한다.
이에 비해 로이터가 6~10일 이코노미스트 1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대다수가 올해 남은 3번의 회의에서 모두 0.25% 포인트 인하를 예측했다.
다음 주에 0.5%포인트 인하를 예측한 이는 9명에 불과했다.
응답자 71명 중 54명은 올해 연준의 남은 회의에서 0.5% 포인트 인하가 있을 가능성은 작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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