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컨소시엄 속속 참전…시너지·투자성 주목
'혁신성·건전성 관리 능력' 핵심 사항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금융당국이 하반기 제4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 선정을 위한 새로운 인가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제4인뱅 설립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시중은행들이 제4인뱅 컨소시엄에 직접 뛰어들면서 인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제4인뱅 설립에 출사표를 낸 컨소시엄은 더존뱅크, KCD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등 총 5곳이다. 제4인뱅 후보자들은 중·저신용자에 포함되는 '소상공인·중소기업' 특화은행을 내세우고 있다
KCD뱅크 컨소시엄엔 우리은행·우리카드가 참여했으며 신한은행은 더존뱅크에 두 자릿수 비율의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유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 중이며 NH농협은행도 최근 제4인뱅 인가 참여를 위해 외부 컨설팅 업체에 자문을 맡겼다.
시중은행들이 제4인뱅 컨소시엄에 참전하는 이유는 시너지를 통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 뿐 아니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3사가 수익성을 입증하면서 앞서 3사에 투자한 시중은행들이 투자 성과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은 2016년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2293억원으로 지분 8.02%를 확보했다. IPO 이후 2022년 8월 지분 3.14%를 매각해 4251억원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또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2.60%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97% 보유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제4인뱅 인가 심사에서 사업계획의 현실성과 자금조달 및 건전성 관리 능력을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밝힌 만큼 든든한 자본력을 갖춘 시중은행의 참석은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요인이다.
제4인뱅 설립 출사표를 낸 더존뱅크 컨소시엄은 ERP 소프트웨어 기업인 더존비즈온이 주도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의 강점을 살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특화된 '더존뱅크(가칭)'를 설립해 데이터 기반 금융 혁신을 이끈다는 포부를 밝혔다.
KCD뱅크는 한국신용데이터(KCD)의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내세워 사업자금 관련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렌딧, 루닛, 자비스앤빌런즈, 트래블월렛, 현대해상 등을 주축으로 구성된 유뱅크 컨소시엄은 시니어·소상공인·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포용금융을 실천한다는 방침이다. 또 참여기업들이 보유한 AI·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초개인화 금융서비스 선보일 계획이다. 소소뱅크 역시 소상공인 특화 은행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이 합류하면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KCD뱅크 컨소시엄의 경우 최근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정 대출 사건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관련자 제재를 넘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등 기관 제재를 내리게 되면 제4인뱅 인가 심사 과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제4인뱅 인가 기준안은 빠르면 연내 마련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지난 7월 인사청문회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취임 이후 인가·심사기준을 검토해 하반기에는 관련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인가 기준안이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인가 조건은 마련되지 않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당국이 제4인뱅 인가시 차별화된 혁신성과 더불어 경영·건전성 관리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한다.
확실한 '자본조달 능력'도 핵심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인뱅들은 출범 초기 모두 예상치 못한 자본 확충 필요 상황에 직면했으며, 일부는 제때 자본 확충을 못해 애로 사항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월 진행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4인뱅 설립을 추진 중인 컨소시엄은 상대적으로 신용 리스크가 큰 소상공인, 중소기업 금융에 특화하고자 한다”며 “사업계획 타당성과 대주주 자금조달 능력이 인가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당국은 "시중은행과 다른 영역에서 실현 가능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며 일부 컨소시엄들이 '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연체율·건전성 관리 능력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이 인가받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본금과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을 촉진할 수 있는 주주구성, 혁신성‧포용성‧안정성을 보유한 사업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본력을 지닌 전통 금융사 등이 포함된 주주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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