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합성생물학에서만 유일하게 상위 5위...투자 시기와 규모에서 뒤쳐져
업계 "구체적이며 큰 규모의 투자가 필요"
[오피니언뉴스=양현우 기자] 중국이 합성생물학, 바이오제조 등 핵심 기술 연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합성생물학에서만 유일하게 상위 5위권에 포함되며 바이오 경쟁에서 뒤쳐진 모습을 나타냈다. 업계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로 다른 나라에 비해 늦은 투자 시기와 투자 규모를 꼽았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는 지난달 28일 인공지능, 바이오 등 핵심 기술에 있어 최근 5년간 연구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가 순위를 발표했다. 이 중에서 중국이 바이오 분야 핵심 기술인 합성생물학, 바이오제조, 신규 항생제·항바이러즈제 등 7개 기술 중 4개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는 “이번 분석보고서에서 중국의 막대한 투자와 수십년에 걸친 계획이 결실을 맺었다”며 “기술적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단기 또는 임시 투자만으로는 얻을 수 없고 인재 및 우수한 기관에 지속적 투자와 축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7개 핵심 기술 중 합성생물학에서만 유일하게 상위 5위권에 포함되며 글로벌 바이오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합성생물학은 생명과학을 바탕으로 공학을 접목하여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적 요소 및 시스템을 설계 및 제작하는 분야다.
업계는 이를 두고 투자 시기와 규모의 중요성에 대해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1986년부터 바이오기술 분야를 육성에 나서 현재까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현재까지 매년 1조 이상이 투자돼 바이오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중국 등 다른 나라와 격차가 많이 벌어났지만, 구체적이며 이전보다 큰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시는 최근 최첨단 바이오의료 기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유전자 및 세포치료제, 합성생물학 등이 포함돼 약물 연구개발을 강화한다.
또 전 세계적으로 등록 및 인증을 받은 혁신적인 제품을 보유한 기업에는 금전적인 지원이 제공된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혁신의약품, 첨단 의료기기 등에 대한 등록 승인을 획득하고, 해당 국가에서 판매를 실현한 기업은 현금 지원을 받게 된다.
상하이에 소재한 기업 중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진전을 보이는 회사는 최대 1억 위안(한화 약 186억원)을 지원받고, 치료제나 의료기기가 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는 기업에 대해서는 최대 1000만 위안(약 18억원)의 현금 포상금을 제공받는다.
이처럼 중국은 기업을 대상으로 현금성 지원 등 구체적인 방안을 통해 산업을 키워가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해 7월 바이오경제 2.0 추진 방향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15조원의 민간 투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4월 2조1000억원을 추자 지원하기로 했다. 업계는 전보다 2023년 연구개발 예산이 증액이 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더 나아가 구체적인 계획이 담긴 투자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중국이 대규모의 투자로 앞서가고 있다”며 “정부는 전문가들을 포함한 산업계와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정책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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