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지각변동]① 상반기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인뱅…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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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지각변동]① 상반기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인뱅…왜?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9.05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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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3사, '대환대출' 힘입어 상반기 최대 실적
무수익여신 확대 등 건전지표는 악화
포용금융·건전성 '두마리 토끼' 잡기에 진땀
당국 '주담대 제동'에 하반기 성장 물음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017년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올해 출범 7주년을 맞았다. 편리함과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앞세워 은행권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인뱅 3사이지만 지속 성장 불투명, IPO 등 각 회사가 안고 있는 과제도 여전히 산적해있다. 또 '하반기 제4인뱅' 인가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의 현재 모습과 미래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상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인뱅) 3사(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인뱅들은 연초 대환대출(갈아타기) 시장에서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보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제시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비중치를 맞추는 과정에서 무수익여신이 증가하고, 최근 당국 압박에 주담대 성장이 어려워지면서 하반기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3412억원을 기록했다. 3사 모두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올해 연초 대환대출 시장에서 보여준 영향력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에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2조 6000억원 가운데 62%가 대환 목적이었으며, 케이뱅크도 올 상반기 아파트담보대출 잔액이 약 1조 7500억원 증가했는데 이중 약 74%가 대환대출 고객이었다. 2분기에도 아담대 잔액이 약 7500억원 늘었는데 이 가운데 84%가 대환대출 고객으로 확인됐다.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는 토스뱅크는 전월세대출 시장에서 여신규모를 키웠다. 토스뱅크가 2023년 9월 출시한 전월세자금대출은 등기변동알림, 보증금 반환 보증 원스톱 가입 등 차별화된 전세사기 보호 서비스가 호평을 받으며 출시 9개월만에 잔액 1조 5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4060억원)과 비교해 3.7배 가파르게 증가하며 여신 자산 성장에 기여했다. 

여수신이 증가하며 이자수익도 늘었다. 카카오뱅크 상반기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24.8% 증가한 5988억원을 나타났으며, 케이뱅크의 이자수익은 50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 가량 늘었다. 토스뱅크의 상반기 이자수익은 6874억원에 이르며 전년 동기 대비 26% 이상 증가했다.

플랫폼을 통한 고객 확보와 비이자수익 증가도 실적을 견인했다.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전년 대비 9.8% 증가한 1417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플랫폼 수익이 지난해보다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이자수익은 27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0% 증가했다.

토스뱅크의 상반기 비이자수익은 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277억원 대비 약 2배 늘었다. ‘목돈굴리기’의 채권, 발행어음 판매 연계액 9조원을 돌파, 대표적인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며 비이자수익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또 광주은행과 함께하는 ‘함께대출’, 하나카드와 함께하는 ‘토스뱅크 신용카드 WIDE’ 등 파트너십에 기반한 상품들이 8월에 출시되며 하반기 비이자수익 증가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사측은 기대했다.

3사 모두 금융당국이 정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30%)도 지키며 포용금융에서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34.9%,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33.3%, 32.4%를 기록했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맞추는 과정에서 건전 지표는 악화한 모습이다. 인터넷은행 3사의 2분기 기준 무수익 여신은 5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채권재조정, 법정관리 등으로 이자 수입이 없는 사실상 '깡통 대출'을 말한다. 

카카오뱅크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198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415억원보다 571억원 늘었다.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1453억원에서 2027억원으로, 토스뱅크는 1253억원에서 1365억원으로 확대됐다. 금융업계에서는 무수익여신을 고정이하여신(NPL)보다 악성 채무로 간주한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고금리와 경기 악화가 계속돼 금융권 전반적으로 부실채권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주담대 확대에 제동을 걸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여신 건전성 회복도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수익성과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비교적 안전한 담보대출을 늘려야 하지만 최근 주담대 확대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금융 당국은 올해 초부터 인터넷은행이 대출 갈아타기를 통해 공격적으로 주담대를 늘리는 것이 설립 취지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2분기 주담대 규모는 657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1분기에 2조6450억원 공급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케이뱅크도 1분기에 아파트담보대출을 약 1조원 공급했으나 2분기 7500억원까지 줄었다.

특히 토스뱅크는 연내 주담대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았으나 당국 기조 강화 분위기에 따라 관련 상품 출시는 해를 넘기게 될 전망이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달 20일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 시기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담대 성장이 가로막히며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높은 연체율 관리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서 말잔 기준으로 약 2조원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보증기금 방문 없이 대출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이지원 대출'을 출시했다. 케이뱅크도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은행 최초로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했다.

2분기 인터넷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카카오뱅크 0.95%, 케이뱅크 1.47%, 토스뱅크 3.24%로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0.54%)보다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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