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텐, 자작 ‘그녀는 내것이 아니야“ 들려주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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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텐, 자작 ‘그녀는 내것이 아니야“ 들려주고 떠났다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7.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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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의 팬들 “지못미”…만장은 ‘청년 젠제이전공지구’ 한글로

 

“내 몸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긍지를 가졌던 카자흐스탄의 피겨 스케이팅 영웅 데니스 텐은 마지막 여행을 떠나기 앞서 그를 따르는 수천명의 추모객들에게 “그녀는 내것이 아니야”(She Won't Be Mine)라는 자작곡을 들려주었다. 이 곡은 그가 숨지기 직전에 작곡한 피아노곡이다.

그는 지난 19일 점심때 자신의 고향인 알마티 시내 교차로에서 자신의 자동차 백미러를 훔치려던 자들의 칼에 찔려 목격자들이 부른 구급차에 실려 알마티 중앙병원에 이송되었으나, 끝내 사망했다.

21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발루안 숄락 스포츠문화궁전에서 데니스 텐의 장례식이 열렸다. 추모객들은 5,000 좌석의 스포츠센터를 가득 메웠으며, 수천명의 인파가 스포츠센터 바깥에서 추모행사에 참여했다.

 

▲ 데니스 텐 장례식 /NHK 캡쳐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그의 관 앞에 꽃을 놓으며 추도했다. 장례식장에는 데니스 텐이 죽기 직전에 작곡한 “그녀는 내 것이 아니야”라는 곡이 흘러나왔다. 추모객들은 그가 마지막으로 작곡한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의 유해가 실린 운구에는 카자흐스탄의 깃발이 덮였고, 카자흐스탄 군인들이 관을 운반했다. 또한 그의 올림픽 메달도 운구에 실렸다.

가족과 카자흐 한인들은 그의 운구 행렬 선두에 ‘청년 젠제이전공지구’라는 한글 글귀의 만장을 앞세웠다. 젠제이전공은 데니스 텐의 한글 표기다.

데니스 텐은 대한제국 의병장 민긍호(閔肯鎬, ?~1908.2.29.) 선생의 외고조손이다.

 

▲ 장례식의 한글 만장 /BNews 캡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Forgive us, we couldn't save you.)

장례식장에는 수천명의 카자흐스탄인들이 데니스 텐을 떠나보내기 위해 운집했다. 그들은 “데니스 텐이 괴한에게 살해되는 것을 지켜주지 못한 것을 용서해달라”며 그를 추모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이날 장례식에 보낸 추도사에서 “데니스 텐은 탁월한 사람이었으며, 카자흐스탄의 진정한 애국자”라고 칭송했다.

아르스탄벡 무하메디울 문화체육부 장관은 “카자흐스탄과 전세계인들이 오늘 그를 추모한다”면서 “우리는 세계를 보다 더 훌륭한 곳으로 만들고자 했던 사람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도 동시에 수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추도식이 열렸다.

데니스 텐은 알마티 인근 드루즈바의 공동묘지에 묻혔다.

 

▲ 데니스 텐 트위터 사진
▲ 알마티에서 열린 데니스 텐 장례식 /NHK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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