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원 칼럼] 해소되지 않는 한국 증시의 상대적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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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칼럼] 해소되지 않는 한국 증시의 상대적 부진
  • 최석원 이코노미스트·SK증권 경영고문
  • 승인 2024.09.03 11: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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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이코노미스트·SK증권 경영고문] 최근 글로벌 경제와 통화정책에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신호들로 인해 주요국 증시는 8월 초의 급락을 딛고 안정적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고평가 논란과 함께 전고점까지의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통적인 대기업들을 포함한 다우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새롭게 쓴 상태이고, 유럽 증시 역시 급락 폭 대부분을 만회한 상태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고점 대비 16% 가까운 급락을 보인 이후 10% 정도 회복되는 데 그쳐, 주요국 증시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을 전후한 엔화 급등으로 주요국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일본 증시보다도 오히려 더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한국 증시

사실 우리 증시의 상대적 부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 들어 지난 고점까지 상승률로 보면 미국과 일본, 유럽 증시 모두 두자릿수 대를 기록한 반면, 우리 증시 상승률은 9%에 못 미쳤다. 연말 이후 고점까지 상승률도, 급락한 상태에서 회복률도 모두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시계를 넓혀 사상 최고치와 비교해도 우리나라 증시의 상대적 부진은 뚜렷하다. 주요국 증시가 올해 상반기 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코스피는 2021년의 고점보다 15% 내외 아래에서 움직였던 것이다.

이러다 보니 관련된 분석도 많이 나오고 있다. 과거부터 지속되어 온 저평가 논란, 즉 ▲지정학적 위험 지역이라는 문제 ▲투명하지 못한 기업 거버넌스 문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문제 등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이유부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증시로의 빠른 이탈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가능성 ▲나아가 중국 경제의 상대적 부진과 우리 경제의 높은 연계성까지 다양한 이유들이 우리 증시의 상대적 부진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필자 역시 당연히 지금의 상대적 부진이 대부분 앞서 언급한 이유들 때문이라고 판단하며, 이러한 문제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우리 증시가 주요국에 비해 아웃퍼폼(outperform)하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즉, 경기 확장과 기업들의 노력 이외에도 정부가 제안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질적 정착,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대응한 현실적 대책, 교역 국가의 성공적인 다변화 등 풀기 어려운 숙제가 해결되는 것이 우리 증시의 상대적 부진 해소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이러한 점들에 앞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증시에 대한 정책당국과 국민의 시각 변화라고 판단된다.

자본시장, 특히 주식시장이 우리 경제를 성장시키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점, 나아가 노동소득 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양극화 문제를 완화하여 전체적으로 내수를 부양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 주식을 포함한 자산소득은 투기적 소득이라기 보다는 경제 시스템의 순환에 여러 기여를 하는 소득이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즉, 불로소득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아니라 노동소득과 마찬가지로 생산 요소 중 하나가 투입된 정당한 자본소득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문화가 형성되지 않는 한 점차 첨예화되는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앞서 나갈 기회를 놓칠 가능성과 소득이나 자산 양극화 논란만이 계속 경제 정책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경제는 이제 차입에 의한 투자와 노동력 집중적인 대량 생산 시스템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이 결합한 신기술 경제로 나아가야만 할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화가 정착되지 않으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은 점점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 증시는 최근 주요국 증시와는 조금 다른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투세 논의에서 고려해야 할 점

대표적으로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된 논의 역시 같은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대상자가 많지 않다는 점과 형평성, 나아가 부자 증세라는 정치적 목적에 부합하는 정책임에는 분명하지만, 중심을 주식시장의 순기능에 놓는다면 충분히 다른 판단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여러 이유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이탈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세제 개편만이 이유는 아니겠지만, 낮아진 세후 기대수익률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신할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투자자들은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이익을 나눠 가질 수 있지만, 국내적으로는 기업들의 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즉, 국내에서는 투자와 이익, 소득, 저축의 선순환 고리가 약해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주식시장, 나아가 자산시장에 대한 시각이다. 정부 정책도 기업들의 전략도 우리 증시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키워 나가 성장과 분배의 기능을 하는 데 맞추지 않으면, 우리 증시가 다른 주요국에 비해 더 나아질 것으로 보긴 어려워 보인다.

어찌 보면 오랜 기간 저평가와 상대적이 부진을 이어가는 우리 증시의 지금 상황은 자산 소득을 정당한 자본 투여의 대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불로소득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우리나라 전체의 집단적 의사 결정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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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2024-09-03 21:25:18
개국장은 떠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