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이차전지 종목 추세적 상승 기대 어려워"
[오피니언뉴스=이예한 기자] 이차전지주가 2일 저가 매수세 유입에 동반 급등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종목에서 이차전지 종목으로 순환매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는 그간 주가 하락폭이 컸기에 반등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지만 추세적 반등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6.31%(2만 4500원) 뛰면서 41만 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가 '40만원'선을 되찾은 건 종가 기준 지난 3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날 포스코퓨처엠은 13.99%(3만원)의 급등세를 보였고, 이외에도 삼성SDI(4.52%), POSCO홀딩스(6.03%), 엘앤에프(4.26%) 등이 강세다.
코스닥 시장의 이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도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순위를 한 계단씩 뛰어올랐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6.77%(1만 1400원) 오른 17만 9700원, 에코프로는 4.44%(3800원) 오른 8만 9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에코프로비엠은 알테오젠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의 자리를 되찾았고, 에코프로도 HLB를 밀어내고 3위에 올랐다.
이는 9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및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에 더해 그간 낙폭이 컸던 이차전지주에 대한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 주가는 8월 초부터 바닥에서 반등했다"면서 "숫자로 확인되는 업황 회복세는 부재하지만 해리스 지지율이 상승했고, EU 집행위가 발표한 중국산 테슬라 전기차 관세는 우려보다 낮았으며 반도체 업종 수익률은 부진한 와중 이차전지 업황 바닥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급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 "이차전지주의 추세적 반등 기대하기에는 어려워"
다만 증권가는 아직 이차천지 종목의 '진바닥'을 논하기에는 어려우며, 배터리 업종은 실적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 상승세가 계속되기에는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펀더멘탈 지표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나 수급에 의한 기계적 반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 리튬가격에 주목해야한다고 짚었다. 주 연구원은 "이차전지 주가를 선행하는 신뢰성 높은 지표로 리튬 가격에 주목한다"며 "역사적으로 리튬 가격은 2차전지 주가를 약 3개월 전후 선행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차전지 주가의 진반등이 리튬 가격의 반등을 확인한 후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리튬 가격이 티어 업체들의 평균 생산 원가 수준인 7~8kg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도 이차전지 섹터의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다. 주 연구원은 "투자·생산 지연은 수요 부진의 탓이 크지만 불확실한 미국 대선의 영향도 있다"며 "대선이 끝나야 미국 주문자위탁생산(OEM)의 조정된 중장기 전동화 계획을 알 수 있고 이에 맞게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투자 계획도 조정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 연구원은 국내 이차전지 대장주로 분류되는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머티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올 3분기 증익 가시성이 높고 에코프로머티는 신규 고객 확보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도 "주가 하락폭이 크기에 반등 기대감이 형성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실적 추정치의 방향성을 고려할 때 이차전지 섹터의 대대적인 반등을 알리는 변곡점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도 기업들은 2025~2026년에 대한 뚜렷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양극재 업종 중심으로 2025~2026년 실적 컨센서스(예상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주요 기업들의 실적 컨센서스가 아직도 추가 하향 조정될 여지가 높다면 주가도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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