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려도 주담대 폭증…은행권, 대출 만기·한도 축소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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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려도 주담대 폭증…은행권, 대출 만기·한도 축소 돌입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8.27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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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주담대 만기 30년으로 축소
마통 한도 줄이고 전세대출도 조건부 제한
금융당국, 은행권 금리 인상에 "손쉬운 방법" 질책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이달 주담대 증가폭이 지난달에 이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만기와 한도를 제한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시중은행들이 지난달부터 주담대 금리를 끊임없이 인상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추가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최장 50년인 주택담보대출 대출 기간을 수도권 소재 주택에 대해 30년으로 일괄 축소할 계획이다. 기존 만 34세 이하는 50년, 이외에는 40년까지 기한을 설정할 수 있었으나 이를 30년으로 축소한다.

국민은행은 수도권 주담대 기간이 40년에서 30년으로만 줄어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식에서  연소득 5000만원 차주의 한도(대출 금리 연 3.85% 가정)는 기존 4억원에서 3억 5000만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주택을 담보로 빌리는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는 물건별 최대 1억원으로 제한한다. 기존에는 생활안정자금 주담대에 한도가 없었다. 

신규 주택구입 대출 시 1년 이내, 생활안정자금 대출 시 3년 이내로 운영 중인 주담대 거치기간도 당분간 없애기로 했다.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기간이 사라지기 때문에 채무자의 대출금 상환 부담이 늘어난다.

마이너스통장 한도 역시 기존 1억원∼1억 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일괄 축소한다. 또 다른 은행으로부터 갈아타기를 통해 넘어오는 전세자금대출은 아예 금지되며, 논·밭·과수원 등 나대지(지상에 건물이 없는 토지) 담보 대출도 중단한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MCI, MCG) 적용도 막는다. MCI(모기지신용보험)·MCG(모기지신용보증)는 주담대와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이다. 해당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출 한도 축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2일부터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목적 주담대 최대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한다. 대출 모집법인 한도도 법인별 월 한도 2000억원 내외로 관리할 예정이다.

대출 실행일에 임대인(매수자)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조건의 전세대출을 중단하고, 대출 실행일에 신탁등기를 말소하는 조건으로 받는 전세대출도 취급하지 않을 계획이다. 신규 주담대 모기지보험 가입도 제한한다.

신용대출에서도 신규 통장 자동대출(마이너스통장)의 최대 대출 한도를 현재 1억원~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감액했다.

신한은행도 지금까지 허용했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당분간 취급하지 않는다. 임대인(매수자) 소유권 이전, 선순위채권 말소 또는 감액, 주택 처분 조건 등이 해당한다. 플러스모기지론(MCI·MCG)도 중단했다. 

또 신한은행은 정부가 설정한 DSR에 따라 대출 한도를 부여해왔던 것에 더해 자체적으로 심사 강화를 통해 대출 한도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6월 초 영업점 내 주담대 갈아타기를 제한한데 이어 같은 달 말부터 MCI 가입을 중단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사실상 금리 인상 자제를 주문하면서 지난 7월 이후 22차례나 단행됐던 5대 시중은행의 가산금리 인상 릴레이는 당분간 없어질 전망이다. 대출금리 인상만으로 대출 수요 폭주를 막는데는 한계가 있는 데다 예대마진 확대에 따른 '이자장사'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은행권은 대출 만기와 한도 축소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2일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65조8957억원으로, 전월 말(559조 7501억원) 대비 6조 1456억원 늘었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은행권에 금리 인상 이상의 가계대출 관리법을 주문하고 당국 차원의 추가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5일 오전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초 은행들이 설정한 스케줄보다 가계대출이 늘었는데,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금리를 올리면 돈도 많이 벌고 수요를 누르는 측면이 있어서 쉽다"며 "저희가 바란 건 (쉬운 금리 인상이 아닌) 미리미리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은행연합회도 가계대출 문제가 불거지자 대응에 나섰다. 지난 26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시중은행장들은 이사회 은행장 간담회를 열고 "대출금리 등 가격중심의 대응보다는 은행별로 차주의 실질적인 상환능력을 고려하여 대출심사를 체계화하고 상황에 따라 대출한도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등 보다 정교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은행권은 9월 시행예정인 스트레스 DSR 2단계 및 은행권 내부 관리목적 DSR 산출 등 금융당국의 정책방향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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