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수 에세이] Fitbit의 고객관리…파격의 감동

좋은 제품 개발에 못지 않게 상식을 뛰어넘는 소비자만족 마케팅 조병수 프리랜서l승인2018.07.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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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수 프리랜서] 손목시계 겸해서 하루의 운동량이나 심장박동 수, 수면시간과 숙면(熟眠)상태를 점검하는 Fitbit charge HR이란 제품이 있다. 2년전 큰아이가 선물한 것인데, 언제부터인가 손목에 착용하는 줄(band)의 연결부분이 조금씩 부풀어 오르고 틈새가 벌어져갔다.

수리라도 맡길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고객지원센터에다 손상부분 사진과 함께 이-메일로 처리방법을 물었더니 곧바로 “교환절차를 진행하도록 영수증이나 구매처와 구매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보내달라”는 답장이 왔다. ‘상당한 기간이 지났는데 어떤 방법으로 교환이 이루어질까?’라는 의아심이 들었지만, 신용카드 사용기록을 찾아내서 구입일자와 장소를 확인해주었다.

그랬더니 그 회답이 뜻밖이었다. “제품의 보증기간 1년이 지났으나, Fitbit을 오랫동안 이용해 주시고 사랑해주시는 고객님의 마음과 기존제품의 손상을 충분히 고려하여, 손목 밴드를 교체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된 charge2 제품으로 교환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시키는 대로 손상된 제품의 손목 밴드부분을 자른 폐기 사진과 희망 색상과 사이즈를 선택해서 이-메일을 보냈더니, 그로부터 3일만에 새 제품이 미국에서 FedEx로 배달되어왔다.

우리가 흔히 경험하듯 ‘기존제품이 단종(斷種) 되었다거나, 제품보증기간 경과나 사용상의 책임을 이유로 방법이 없다’고 할 법도 했다. 그런데도 아무런 비용부담이나 조건도 없이 배송된 신상품을 받아 들고 보니, 나름 반평생을 직장에서 고객관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사람으로서도 어안이 벙벙해질 수 밖에 없었다.

 

▲ Fitbit Charge 2(좌)와 폐기된 트래커 /사진=조병수

 

바로 그 즈음에, 한때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일본계 전자회사의 서비스센터를 찾을 일이 있었다. 수년 전에 제법 비용을 들여서 장만한 카메라가 구입 직후부터 렌즈연결부분에 유격(裕隔)이 있고 때때로 초점이 맞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길래, 그 회사의 서초센터에 가져 갔던 적이 있다. 현상을 설명해주어도 그때 현재로는 문제가 없다면서, 면봉으로 렌즈와 본체의 접촉부분을 닦아내고는 “보증기간 연장프로그램에나 가입해두라”고 했다.

그 이후로도 가끔씩 문제가 있긴 했으나 그런대로 무난해서 그냥 넘어갔는데, 최근 들어서 그 빈도가 늘어나길래 다시 그곳을 찾았다. 그제서야 “강남센터에 가야만 렌즈를 점검하는 기계가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강남센터에서는 “보증기간이 지났으니 렌즈와 헐거움 조정에 각각 수리비가 발생된다”는 뻔한 이야기가 뒤따르고···.

분명 보증기간은 존재하고 어차피 예상되던 경우이긴 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구입직후부터 발견된 제품상의 문제이고, 보증기간 내에 다른 서비스센터를 찾았을 때는 강남센터에 가야 점검기계가 있다는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여보았지만, 그저 공허함만 남길 뿐이었다.

그러자니 자연스레 Fitbit 고객지원센터의 신속하고도 정확한 회신과 정보제공, 그리고 그 후속조치들과 비교되지 않을 수 없었다. 제품의 결함을 보증기간 내에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소비자의 잘못도 있지만, 품질과 고객을 관리하는 시각이 사뭇 다름을 체험하게 된 것이다.

그 ‘다름’을 두고 고객생애가치를 감안한 마케팅전략의 차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제품과 브랜드가치에 대한 긍지의 차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난날 그 전자회사 제품을 지니고 으스대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이라는 생각에, 저만치 마음 한구석으로 착잡함이 피어 올랐다.

 

물론 모든 글로벌기업이 다 Fitbit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2년간 사용한 제품의 손상을 소비자의 책임이란 말 한마디 없이 선뜻 업그레이드된 신상품으로 무상 교환해주는 그런 조치에 감동받지 않을 소비자가 어디 있겠는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건강 및 피트니스 워치(fitness watch)”를 내세우는 Fitbit사(社)의 고객관리 과정을 우연히 경험하게 되면서, 좋은 제품의 개발에 못지 않게 경쟁자보다 큰 가치를 제공하여 소비자만족을 창출하는 마케팅의 한 표본을 보는 듯 해서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상식을 뛰어넘는 파격의 감동, Fitbit이라는 기업은 그렇게 충성고객을 만들어가는가 보다.

 


조병수 프리랜서  bscho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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