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났다. 결과는 이재명 당 대표 연임 성공과 5명의 ‘찐명’ 최고위원의 탄생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예상된 결과다. 이재명 대표의 당선은 이미 예정된 수준이었지만 그 파괴력은 이전보다 강력했다. 이 대표는 총 득표율 85.4%를 얻어 김두관(12.12%)·김지수(2.48%) 후보를 제치고 대표로 선출됐다. 2022년 8월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얻었던 지지율 77.77%보다 7.63%포인트 오른 기록이다.
예상했던 ‘구대명(구십퍼센트대 대표 당선 이재명)’은 아니지만 역대 민주당 계열 당 대표로 최고 득표율이다. 서울 지역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92.43%(7만1797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는 시작이었다. 4월 총선의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을 통해 이재명 일극체제의 서막이 열렸고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일극체제는 거의 ‘정점’ 수준으로 접어들었다. 사실상 민주당 안팎에서 이재명 대표와 다툴 수 있는 경쟁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되었지만 이 대표와 견줄만한 수준은 아직 아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 ‘명팔이’가 심각했다. 최고위원 경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는 후보자도 아니고 정책 비전도 아니었다. 이 대표와 얼마나 가깝게 보이는지가 핵심이었다. 이것이야 말로 정봉주 낙선 후보자가 의미심장하게 강조했던 ‘명팔이(이재명 대표와 관계를 활용해 정치적 이득을 얻는 행위)’로 해석된다.
김민석 의원이 최종 득표율 18.24%로 1위를 차지하며 수석 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김 의원은 초반에 정봉주 후보자에 뒤졌지만 이재명 대표와 함께 찍은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 ‘명심’이 작동되며 급부상했고 전당대회 막판까지 우세를 이어갔다.
이어 전현희(15.88%)·한준호(14.14%)·김병주(13.08%)·이언주(12.30%) 의원 순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명팔이’ 관련 기자 회견에 나섰던 정봉주 후보자는 경선 초반 선두에 나섰지만 ‘수박 밉상’으로 낙인찍히면서 5명의 최고위원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렇다면 ‘명팔이’에 대한 빅데이터 반응은 어떨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지난 8월 10일부터 18일까지 명팔이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명팔이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정봉주’, ‘이재명’, ‘후보’, ‘위원’, ‘최고위원’, ‘당원’, ‘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기자회견’, ‘대회’, ‘기자’, ‘발언’, ‘내부’, ‘의원’ 등으로 나왔다(그림).
빅데이터 내용만 놓고 보면 정봉주 후보자의 ‘명팔이’ 발언은 도리어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자신이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가 포함된 서울 경선에서 처참한 경선 결과를 손에 쥐게 되었고 결국 5명의 최고위원 당선자에 포함되지 못했다.
‘김팔이’는 김건희 여사를 이용해 전당대회에서 정치적 이득을 얻은 경우다. 바로 전현희 당선자다. 이번 최고위원 득표에서 2위를 차지한 전현희 의원은 극적이다. 원래 간신히 5위에 턱걸이 하거나 상위 5위 내에 여성이 없을 경우 여성 몫 최고위원 자리를 노려볼 정도로 예상된 전력이었다. 그렇지만 전 의원은 최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살인자’라고 발언한 뒤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최종 득표수 2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전현희 최고위원 당선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김모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가 살인자다”라고 발언했고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졌다. 이번 전당대회를 경험한 민주당 의원들이나 지지층들은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 여사에 대한 극한 발언을 훈장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전당대회를 통해 이재명 일극체제는 한층 더 단단해졌다. 그러나 문제는 지지율이다. 당의 지지율은 ‘이재명 일극체제’ 그리고 ‘총선 압승’과 비교할 때 형편없는 수준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7월 23~25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 35%, 더불어민주당 27%, 조국혁신당은 9%로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의 과제는 전당대회로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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