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플라스틱 빨대 금지했더니…
상태바
미국에서 플라스틱 빨대 금지했더니…
  • 김현민
  • 승인 2018.07.16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이·유리 등 친환경 빨대 수요 급증…일회용 용기, 냅킨 등으로 확산 전망

 

미국 오레곤주에 있는 유리 빨대 제조업체인 EcoGlass의 Craig Graffuis 대표는 “일반 소비자들부터 스타벅스부터 맥도날드, MGM 리조트 같은 기업들까지 ‘친환경적인 선택’을 하는 추세로 지난해 주문량이 3배로 증가했다”고 말했했다.

또 미국 종이빨대 제조업체 Aardvark는 주문이 밀려들면서 고객의 대기 시간이 3개월로 연장됐다. US Food Holdings, Sysco와 같은 식품업체에 친환경 일회용 빨대를 납품하는 Eco Products의 빨대 주문량은 지난 6개월 사이 배로 늘어 났다.

 

이런 현상들은 최근 미국 전역에서 환경공해를 유발하는 플라스틱 빨대를 금하는 규제가 확산되면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미국 환경단체인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에 따르면 매년 바다에서 건져 올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800만 톤에 이른다. 이 가운데 빨대는 크기가 작고 뾰족해 해양 동물이 삼키거나 빨대가 동물의 몸에 박히는 등의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해안지역 도시들을 중심으로 일회용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코트라 뉴욕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시애틀시는 미국 도시로는 처음으로 7월 1일부터 빨대를 포함한 일회용 플라스틱 유텐실(utensil: 숟가락, 포크, 칼 등), 칵테일 피크(Cocktail Pick)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했다. 이 조례에 따라 시애틀의 레스토랑, 바, 푸드트럭, 델리, 커피숍, 슈퍼마켓, 구내식당 등 요식업계는 기존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빨대 대신에 종이나 자연분해되는 빨대를 사용해야 한다.

뉴욕시도 음식점에서 플라스틱 일회용 빨대 사용 금지 규제를 추진 중이다. 라파엘 에스피날 뉴욕시 의원은 지난 5월 뉴욕 시내 식당과 주점, 카페, 스포츠 스태디엄, 푸드카트 등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 조례안이 뉴욕시의회에서 통과돼 시행될 경우 뉴욕 시내 모든 요식업체는 기존의 플라스틱 빨대를 옥수수 전분, 종이처럼 자연분해가 가능하거나 알루미늄 등 재사용이 가능하고 환경을 해치지 않는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

미국 내 소도시를 중심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뉴욕시 외에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등 대도시와 주정부도 이와 관련 된 규제를 추진 중에 있다.

미국의 지방정부들은 ‘strawless’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요식업체들도 이런 추세에 맞춰 자발적으로 빨대 사용 줄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 미국에서 판매되는 일회용 친환경 빨대 /코트라 뉴욕 무역관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조치가 확산하자, 미국의 대기업들도 차례로 플라스틱 빨대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2만8,000개 매장에서 빨대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대신에 폴리프로필렌으로 자체 제작한 냉음료용 컵 뚜껑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이번 결정을 통해 연간 소비되는 10억 개의 빨대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호텔과 카지노 기업인 MGM 리조트도 플라스틱 빨대를 고객이 요청할 때만 제공키로 했으며, 이를 통해 연간 1억 개의 빨대 사용을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얏트 호텔 체인도 9월 1일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중단키로 했으며, 맥도날드는 플라스틱 빨대 퇴출을 목표로 영국에서 종이 빨대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항공사 알래스카 에어라인과 아메리칸에어라인도 플라스틱 빨대와 음료수 혼합용 스틱(stir stick) 사용 중단을 선언했다.

 

플라스틱 빨대 금지와 자율 규제 흐름 속에서 친환경 빨대가 주목받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플라스틱 빨대를 재사용이 가능한 대나무, 유리, 스테인리스 스틸 빨대로 교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빨대는 세척이 번거롭고 테이크아웃이 많은 커피전문점 등에서는 사용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최근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가운데 자연에서 완전 분해 되는 플라스틱이나 종이 빨대가 기존에 사용하던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에서 빠르게 분해되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제품의 수요 확대는 빨대뿐 아니라 일회용 용기, 냅킨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