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흑자 '신한'…순이익 폭은 줄어
PF 부실 우려 충당금 적립 부담↑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2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강화와 부실사업장 정리 영향으로 충당금 적립액이 늘어나면서 2분기 순익이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계열(KB·신한·하나·우리금융) 저축은행들은 2분기 37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1분기 그룹 차원의 선제적 충당금 적립과 효율 경영 기조 등을 바탕으로 214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1분기 11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KB저축은행은 2분기 81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저축은행은 1분기 18억원 순이익에서 2분기 54억원 순손실로 전환했다.
1분기 13억원 순이익을 냈던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분기 무려 29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4대 금융지주 저축은행 중에서 신한저축은행만 유일하게 2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1분기 70억원에서 2분기 55억원으로 순이익 폭이 줄었다.
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대부분 순손실로 돌아선 것은 충당금 적립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사업성 건전성 재평가에 대비하면서다.
앞서 지난 5월 금융당국은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등 4단계로 세분화했으며 만기연장 3회 이상, 연체 또는 연체유예등이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업성 평가를 진행하도록 했다. ‘유의’ 또는 ‘부실우려’로 평가받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또 '부실우려' 사업장은 경·공매 매각을 추진하고 대출액의 75%를 충당금으로 쌓도록 했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PF 재평가로 사업성이 낮아진 사업장에 대해 충당금을 적립했고 이를 2분기에 반영했다.
KB저축은행의 충당금은 1분기 109억원에서 2분기 241억원으로 늘었고, 하나저축은행은 163억원에서 202억원으로 늘었다. 우리금융저축은행도 73억원에서 344억원으로 충당금을 대폭 늘렸다.
금융지주 산하 저축은행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며 79곳 저축은행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79개 전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 규모가 5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순손실(5758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또 업황 악화와 충당급 추가 적립 등의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반기에는 다중채무자의 대출에 대한 충당금 추가 적립 의무가 적용되면서 충당금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6개의 금융회사 대출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에 대해서는 충당금 요적립률의 130%를 적립하고 7개 이상의 금융회사 대출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에 대해서는 충당금 요적립률의 150%를 적립해야 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저축은행의 주요 이용자가 신용도가 열위한 중저신용자임을 감안할 때, 2024년 하반기 이후 저축은행의 추가 충당금 적립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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