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수천억∼수조 달러 규모 추산···여전히 시장불안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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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수천억∼수조 달러 규모 추산···여전히 시장불안 요인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4.08.08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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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트레이드는 지난 수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규모가 수천억에서 수조달러(약 수백조에서 수천조원)로 추산된다. 사진=마켓워치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엄청난 규모라고 짐작만 될 뿐 정확한 금액도 알 수 없는 엔 캐리 트레이드를 두고 금융시장에선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지난 수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규모가 수천억에서 수조달러(약 수백조에서 수천조원)로 추산된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지역에서 저렴하게 돈을 빌려서 금리가 더 높은 지역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지난 3∼4년간 일본이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엔 캐리 트레이드가 대유행했다.

세계 주요국 가운데 일본이 유일하게 거의 공짜로 돈을 빌려줬다고 CNN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자가 거의 없는 엔화 대출을 받아서 미국 국채에 투자해서 5% 이익을 거두는 것은 안 하면 이상한 일 같았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이 밖에도 엔화를 빌려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 타이완 주식, 부동산, 멕시코 페소화 등 신흥시장 통화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존 오서스는 빅 테이크 데일리 팟캐스트에서 "2000년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투자 수익보다 엔화를 빌려서 페소화에 투자한 경우 수익이 더 많았을 것"이라며 "정말 이상한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엔화는 일본 주가지수인 토픽스보다 뉴욕 증시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상관관계가 더 높았다고 분석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는 역대 최대인 것으로 보이지만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헤지펀드, 패밀리 오피스, 민간 자본, 일본 기업까지 엔 캐리 트레이드 주체가 매우 다양하고 폭넓다고 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UBS 글로벌 전략가 제임스 말콤은 2011년 이후 누적된 달러-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가 5천억달러에 달하고, 이 중 절반이 지난 2∼3년간 추가됐다고 추산했다.

그는 지난 몇 주간 이중 약 2000억달러어치가 청산됐으며, 이는 예상 청산 규모의 4분의 3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고위 관리는 "최근 몇 년간 캐리 트레이드가 비이성적으로 많이 이용됐기 때문에 언젠가는 크게 청산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서 국경 간 엔화 대출은 2021년 말 이후 7420억달러 증가해서 1조달러에 달했다. 모두 캐리 트레이드인 것은 아니다.

ING은행 분석은 일본에서 발생한 국경 간 대출은 3월 기준 157조엔으로 3년 전에 비해 21%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넓은 의미에서 일본 정부 전체가 거대한 캐리 트레이드에 관여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매우 낮은 실질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서 외국 자산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공적연금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은 자금 약 절반을 외국 주식과 채권에 할당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엔화 가치가 급등하지 않는다는 전망이 전제가 된다.

빌라노바 경영대학원의 존 세두노프 교수는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진정한 차익거래는 아니다"라며 "환율이 유리하게 작용해야 한다"고 권장했다.

이 때문에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추가 인상을 예고하자 엔 캐리 트레이드에 관한 우려가 급격히 확대됐고,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엔화 대출을 갚기 위해 투자를 회수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실제 일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자들이 황급히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할 경우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FT는 일부 전문가들은 캐리 트레이드가 사용된 더 투기적인 거래는 대부분 청산됐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른 한편에서 헤지펀드에 이어 다른 투자자들이 처분에 나서면서 더 많은 거래가 청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의 통화 전략가 벤저민 샤틸은 "투기적 거래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쓰이던 엔 캐리 트레이드 중 일부가 완전히 사라진 느낌"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예측했다.

시티은행 통화 애널리스트 타가시마 오사무는 "지금 조정은 시작일 뿐"이라며 현재 달러 대비 140엔대인 환율이 2026년에 129엔으로 내려가며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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