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기준 종가 7만 9600원 기록(-4.21%)
증권가, "엔비디아 실적 발표 전까지 변동성 확대 지속 가능성 유의"
[오피니언뉴스=이예한 기자] 삼성전자가 이번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반도체 부문에서만 6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국내 반도체 대장주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이어 3분기 HBM3E 양산 본격화 소식을 알리면서 시장을 집중시켰다. 다만 2일 4%대의 약세로 '7만전자'까지 내려왔고, 최근 반도체주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주가의 향방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매출 74조 683억 원, 영업이익 10조 4439억 원의 2분기 실적을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44% 증가했고, 지난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70조 원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462.29% 올랐으며, 7개 분기 만에 10조 원대를 회복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 매출은 28조 5600억 원, 영업이익은 6조 4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로 보면 TSMC 2분기 실적을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8개 분기 만에 TSMC를 앞섰다.
3Q HBM3E 양산 본격화, 증권가는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 전망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3분기 HBM3E 양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이라는 소식을 알리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HBM3E가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에 통과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31일 실적 발표회에서 "HBM3E 8단 제품은 지난 분기 초 양산 램프업(생산량 확대) 준비와 함께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고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올해 상반기에는 HBM3 내 12단의 판매 비중이 3분의 2 수준을 기록한 만큼 HBM3E에서도 성숙 수준의 패키징을 구현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HBM 내 HBM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에 10%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는 이에 삼성전자가 올해 엔비디아로부터 HBM3E 승인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목표주가를 기존 12만 원에서 13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최근 삼성전자는 HBM3E 본격 양산의 직전 단계인 PRA(Production Readiness Approval) 내부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4분기부터 HBM3E 8단 및 12단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블랙웰, 루빈 출시를 앞둔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HBM 12단 수요를 고려해 올 하반기부터 HBM 공급선 다변화가 필수적"이라며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HBM 공급망 다변화의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올 하반기 전체 D램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범용 D램 가격 상승 지속에 따른 마진율 상승 속에 HBM3E 본격 양산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KB증권 외에도 교보증권(9만 5000원→11만 원), 신영증권(10만→10만 5000원) 등도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반도체 변동성 확대 지속 가능성 있어 "보수적 접근 추천"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그리고 있는 반면 최근 반도체주의 흐름은 좋지 않다. 11월 미국 대선 및 경제 지표 발표 등 미국 증시 모멘텀에 따라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매수'만을 추천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7만전자'까지 내려온 상태다. 지난 2일 미국 경제 지표 악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확산 속 미국 빅테크주가 1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6.67% 하락을 비롯해 AMD(-8.26%), TSMC(-4.6%), 퀄컴(-9.37%), ASML(-5.66%), 마이크론(-7.57%), 브로드컴(-8.5%) 등 대거 급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도 크게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는 2일 4.21%(3500원) 내린 7만 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28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는 변동성 확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재점화되며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며 "엔화의 급격한 강세로 일본 테크주가 급격한 조정을 받은 것도 지난달 반도체 약세 요인 중 하나였는데 반도체 산업이 다시 업사이클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가파르게 상향 조정됐던 눈높이가 조정되고 중국 제재와 같은 거시적 이슈를 감안하면 엔비디아 실적 발표 전까지 변동성 확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 하락을 분할 매수 기회로 접근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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