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 기업과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소비 위축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 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8%로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으나 지난주부터 발표되기 시작한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소비가 정점을 찍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특히 26일 인플레이션 둔화와 선거 불확실성이 경제전망을 약화시키면서 미시간대학의 7월 소비자심리지수가 66.4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미국 주요 기업들이 수요둔화를 경고해 눈길을 끌었다.
생활가전업체인 월풀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짐 피터스는 25일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지쳤다"면서 냉장고나 세탁기를 신제품으로 바꾸려는 '재량' 구매자 수요가 약했다고 전했다.
일부 항공사는 2분기 수요를 과대평가했었다고 말했으며 맥도날드와 치폴레 등 패스트푸드 체인의 주요 감자공급업체인 램웨스턴은 최근 몇 달간 수요감소가 가속화하고 다음 회계연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션와이드 뮤추얼의 캐시 보스트잔치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저축이 고갈되고 (신용카드나 대출 등의) 신용한도를 모두 소진한 저소득층이 늘고 있는 데다 고용시장도 계속 냉각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전망은 이번 주 금리인하 시기를 논의하는 회의를 준비 중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는 소비자 지출 둔화가 물가상승률 목표치 2% 달성을 보다 용이하게 하는 만큼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초 FT에 일부 기업이 팬데믹 기간 급격한 매출 증가를 보였지만 소비자들이 팬데믹 이전 추세로 돌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지난달 타깃과 월마트 등 대형 슈퍼마켓 체인의 가격 인하는 최근 몇년간의 고물가를 용인하지 않으려는 고객들의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은 조심스럽게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콜게이트-팜올리브의 최고경영자(CEO) 노엘 월리스는 미국 내 소비자들은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전 세계 수요는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코카콜라의 CEO 제임스 퀸시도 "선진시장 소비자 사이에서 압력 신호가 있지만 주스나 미네랄워터 등 고가제품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면서 올해 매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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