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 국채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단기물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24일(현지 시간)오전 9시 기준 10년 짜리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2.30bp 하락한 4.215%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짜리 금리는 같은 기간 8.40bp 밀린 4.399%를 가리켰다.
30년 짜리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0.90bp 떨어진 4.461%에 거래됐다. 10년 짜리와 2년 짜리 간 역전 폭은 전 거래일의 -24.5bp에서 -18.4bp로 크게 좁혀졌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가 동반 하락하는 것은 '트럼프 트레이드'를 되돌리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가도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관측 속에 최근 국채금리는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고율 관세와 무역 갈등, 재정 압박 등으로 기준금리가 크게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였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낙점된 가운데 오차범위 내지만 트럼프에 앞섰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되돌려지는 모습이다. 최소한 일방적으로 트럼프 트레이드를 할 수는 없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만 전략가는 "지난 3주 정도 투자자들이 어떻게 트럼프 트레이드를 해왔는지 우리는 볼 수 있었다"며 "그들은 빠르게 변하는 환경과 내러티브 속에서 트럼프 트레이드의 타당성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이제 '위크핸드(weak hands)'가 됐다"고 평가했다.
단기물 금리가 이날 특히 가파르게 하락하는 것은 트럼프 트레이드가 약해진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경로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기물 국채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불확실해질수록 단기물 투자자들은 금리 상방 요인을 배제하고 연준의 행보에만 더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이날 강해진 측면도 있다.
전날 뉴욕증시 마감 후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개장 전 8% 넘게 급락하고 있다.
테슬라의 실망스러운 실적은 거대 기술기업의 2분기 실적 전반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하는 분위기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