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중국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2분기 경제성장률과 중국공산당의 부동산·내수 활성화 의지에 대한 비판적 평가 속에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만에 인하하며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22일 주택담보대출 기준 역할을 하는 5년 짜리 LPR을 3.85%로 일반 대출 기준이 되는 1년 짜리 LPR을 3.35%로 각각 0.1%포인트(p)씩 낮춘다고 발표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 2월 5년 짜리 LPR을 4.2%에서 3.95%로 0.25%p 인하하고 1년 짜리 LPR은 3.45%로 유지한 뒤 3월부터 변동을 주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매월 20개 주요 상업은행이 자체 자금 조달 비용과 위험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금리를 은행 간 자금중개센터에 제출하고 인민은행은 취합·정리된 LPR을 점검한 뒤 공지한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이달 역시 LPR을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시장 전문가 36명을 조사한 결과 23명(64%)이 1년물·5년 짜리 LPR 동결을 예상했다고 전했다.
이날 시장 예측을 벗어난 중국 기준금리 인하 배경으로는 전망치를 크게 밑돈 2분기 경제성장률 성적과 최근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의 부동산·내수 부양 의지 표명에 대한 외부의 비판적 시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5%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설정한 중국은 올해 2분기 성장률 4.7%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5.1%에 크게 밑도는 수치이자 작년 1분기(4.5%)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직전인 올해 1분기 성장률은 5.3%였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부문 침체가 계속되는 데다 심각한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고, 고용 불안정 속에 소비 심리까지 살아나지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기준 신규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4.5% 하락해 2015년 6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소비 척도인 소매 판매 증가율도 전년 대비 2.0% 증가에 그쳐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외 경제분석기관들은 중국이 상반기 성장률은 5%를 달성했지만, 하반기에는 성장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잇따라 내놓으며 당국에 더 많은 부양책을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공산당은 지난 15∼18일 열린 20기 3중전회에서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3중전회는 "임대·구매를 결합한 주택 제도를 가속한다"며 "보장성(저가) 주택 건설·공급을 확대해 임금 노동자 집단의 강성(剛性·실거주 목적) 수요를 충족하고, 도농 주민의 다양한 개선성(改善性·주거환경 개선 목적) 수요를 지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방정부별로 부동산시장 규제 자율성을 보장하고 부동산 개발 융자 방식과 상업용 부동산 선분양 제도 개혁, 부동산 세제 개선에도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3중전회는 내수에 관해 "소비 확대를 위한 장기적 메커니즘을 완비하고 제한 조치를 줄인다"고만 간략한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과거와 같은 획기적 개혁 조치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경제의 당면 문제인 수요 확대나 부동산 침체를 억제하기 위한 주요 조치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징후를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소장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당내 기술자 출신 관료들도 투자자들만큼 실망이 클 것"이라면서 "경제 활력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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