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은 40조 돌파...1년새 4조 증가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카드사로 몰리고 있다.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상호금융업권으로부터 거절 당한 대출 수요가 카드론으로 집중되는 것이다. 최근 저축은행들은 연체율 상승을 막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였고 상호금융업권 역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로 여신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권의 여신잔액은 지난해 1월 40조2687억원, 6월 39조8754억원, 12월 38조9371억원으로 현재까지 40조원을 밑돌고 있다. 연체율 상승으로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대출을 조인 결과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 2022년말 3.4%에서 지난해 말 6.6%, 지난달 8.3%로 오르는 중이다.
신협·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업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 300조6140억원에서 올 1월 275조780억원으로 1년새 25조5360억원이 줄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266조6480억원까지 내려섰다. 최근 2년 6개월을 기준으로 하면 약 50조5000억원이 감소했다.
취급 가능한 대출의 만기가 은행(40년)보다 10년가량 짧지만 담보인정비율(LTV)은 은행 수준으로 강화된 영향이다. 반면 1금융권인 은행의 대출은 늘었다. 지난 달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5723억원으로 반 년만에 16조1629억원이 불었다.
반면 저축은행·상호금융과 함께 2금융권에 속한 카드사들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은 최근 40조원을 돌파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국내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0조5186억원이다. 지난해 3월 36조331억원, 6월 37조6171억원, 9월 38조4171억원, 12월 38조7613억원, 올 4월 39조9644억원에서 꾸준히 상승 중이다.
카드론은 카드사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담보 대출이다. 신용카드를 발급했을 때의 심사를 기반으로 사전에 한도와 금리가 부여되기 때문에 여타 금융사보다 대출이 쉽고 빠르다. 일반적인 신용대출과는 달리 은행을 방문하거나, 담보·보증, 서류제출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신용카드 인증만으로 신청할 수 있다.
문제는 카드론이 고금리(지난 달 기준 13.44~14.97%)의 상품이라는 것이다. 이는 고스란히 차주의 상환부담으로 돌아가 중저신용자의 가계대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사에서 다시 대출받는 대환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1조3273억원에서 올 1월 1조7342억원, 5월 1조9105억원으로 뛰었다. 1년만에 600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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