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檢조사에 '시계 제로'...'정신아호' 쇄신작업에도 타격
상태바
카카오, 김범수 檢조사에 '시계 제로'...'정신아호' 쇄신작업에도 타격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7.10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범수 위원장, SM 시세 조작 의혹…檢 밤샘 조사
정신아 대표 체제 출범 100일, 위기관리 노력 빛 바래
사법리스크 최고조 속 AI 등 신사업 올스톱
최악의 경우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해야 할 수도
SM 시세조작 의혹 등을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10일 20시간이 넘는 검찰의 밤샘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장대규)는 10일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불러 20시간 넘는 밤샘 조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2월 불거진 SM엔터테인먼트(SM) 경영권 확보를 두고 카카오와 경쟁하던 하이브가 주식 공개매수 의사를 밝히자 이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와 공모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이미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남은 건 김범수 위원장이 배 전 투자총괄대표에게 시세조종을 지시하거나 최소한 보고를 받고 이를 승인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다. 

지난해 2월 사건이 불거진 지 1년 반만에 김범수 위원장이 처음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 문턱을 넘으면서 수사 와중에도 지속됐던 카카오의 비상경영과 쇄신 노력의 의미가 빛이 바래게 됐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의혹 등 주요 계열사가 검찰의 수사권 아래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가 2020년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당시 카카오엔터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 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남부지검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가맹 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승객 호출을 선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콜 몰아주기' 사건과 김범수 위원장과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이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도 살피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제공=카카오

닻 올린 지 100일만 좌초 위기 '정신아호'

카카오는 지난 3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위기감 속에 이사진을 물갈이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면서 3월28일 정신아 신임 대표 선임안을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의결했다. 정 대표는 카카오 쇄신TF장과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전략위원회 위원장직도 맡았다. 정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분명했다. 카카오를 둘러싼 각종 법적 리스크와 논란 수습이다. 

정 대표를 도울 리스크 관리 전문가도 함께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권대열 카카오 CA협의체 ESG위원장 겸 ERM(공동체리스크관리)위원장, 조석영 카카오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이 위기 관리 전면에 나섰다.

권 위원장은 조선일보 논설위원 출신으로 카카오 커뮤니케이션실장과 ER(대외협력)실장, 최고리스크책임자(CRO), CDR(기업디지털책임)랩장 등을 맡았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조 실장은 법률·위기 관리 전문가로 검찰 재직 당시 기업·금융 분야서 장기간 수사 업무를 맡았다. 최근에는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을 지냈다. 조 실장은 사내이사로 법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방지하는 역할을 맡았다. 사외이사겸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은 투자와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카카오 신규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마주할 위험을 검토·대응하는 역할을 책임진다. 

하지만 정신아호 출범 104일 만인 10일 김범수 위원장이 밤샘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카카오의 선제적 사법리스크 대응 노력은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연이은 사법리스크에 카카오의 신사업이 멈춰설 위기에 몰렸다. 사진=연합뉴스

사법리스크에 멈춰서는 신사업

취임사에서 정 대표는 "쇄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며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또한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인공지능(AI)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전사에 흩어져 있는 AI 기술·서비스 관련 팀을 모아 통합 조직을 꾸려 선제적으로 대응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상호 전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최고 AI 책임자(CAIO)로 영입했고, 신규 사외이사로 차경진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를 선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김범수 위원장 소환을 계기로 다른 사건들에 대한 조사까지 본격화할 경우 카카오의 경영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 제로' 상태가 될 수 있다. 

단적으로 지난달 신설한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통한 생성형 AI 등 신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애초 카카오는 지난해 상반기 중 자체 초거대 AI 모델인 '코GPT 2.0'을 공개하기로 했으나 연이은 사법리스크에 발표 시점을 늦췄다. 결국 대외 공개는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여기에 정신아호 출범 후 야심차게 준비해야 왔던 경영 쇄신 작업도 올스톱될 전망이다. 또한 주요 경영진에 대한 수사와 이에 따른 출국금지 등 영향으로 해외 사업도 장기간 어려움이 예상된다. 실제로 카카오의 핀테크 계열사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종합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또 카카오모빌리티는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 인수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사실상 인수가 무산됐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김범수 위원장의 위법 행위가 

카카오뱅크 매물로 내놓나

검찰 수사 결과 SM 인수 과정에서 김범수 위원장의 위법 행위가 인정될 경우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 1대 주주 자리를 내놓아야 할 처지로 몰릴 수 있다. 

앞서 SM 시세조종 혐의로 배 전 투자총괄대표가 재판에 넘겨졌을 당시 검찰은 법인 카카오도 양벌규정을 적용해 함께 기소했다. 양벌규정은 법인 대표자나 종업원 등이 업무와 관련해 위법행위를 할 경우 법인도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한 조항이다. 이 규정이 적용되면 법인 카카오도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법인 카카오가 형사처벌을 받으면 은행 대주주 자격이 박탈돼 카카오뱅크 지분을 팔아야한다. 

현행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사회적 신용 요건은 대주주가 '최근 5년 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인 카카오가 벌금형 이상 처분을 받으면 금융위원회는 카카오뱅크 지분 일부 매각을 명령할 수 있다.

법조계에선 경영자가 처벌받고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법인 카카오 처벌로 이어져 대주주 보유 지분 10% 초과분을 처분해야한다고 말한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0%만 남기고 나머지를 모두 매각한다면 현재 시총(10조2500억원) 기준 매각 대상이 될 주식 가치는 2조원에 조금 못 미친다. 다만 일각에선 확정판결까지 시일이 걸리고 확정판결이 나도 법인 카카오 처벌로 확산 되지 않을 수 있는데다 카카오 입장에서 '알짜' 자산인 카카오뱅크의 지분 매각은 최대한 피하려고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111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순자산 규모는 6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